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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 문화가 밥과 행복을 줍니다

바쁜 일상 속 문화 즐기고 마음의 여유·행복느끼며 부강한 나라 만들기 노력

▲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파하신 바 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시대에 오히려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구자적 혜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나, ‘문화융성’이 국정기조로 등장하게 되었다. ‘문화’가 정부정책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정기조로서 ‘문화융성’은 문화정책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뿐만 아니라, 각 정부 부처와 기관이 문화가 융성하는 사회, 문화적 가치가 기반이 되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그간 문화예술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여유가 생겨야만 즐길 수 있는 사치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석학들이 지적하듯 문화가 곧 경쟁력인 ‘문화의 시대’가 되었다. 개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해지면서, 창의적인 인재를 만드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문화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활성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금강산’인 문화예술 자체가 발전의 동력으로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가 밥을 먹여주는’ 이러한 사례들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뉴질랜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을 통해 관광명소가 되어, 2001년부터 3년 사이에 총 38억 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치맥’과 화장품, 패션 등을 유행시키며 관련 매출을 급증시켰고, 촬영지를 둘러보는 ‘별그대 투어’ 등으로 내한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문화는 이러한 경제적 효용만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화는 무엇보다 개인에게 행복과 여유를 느끼게 하며,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기도 한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행복지수와 양극화, 사회 갈등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문화를 더욱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얼마 전 내한한 LA필하모닉의 명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을 배출하여 더욱 유명해진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문화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마약과 폭력 등에 노출되어 있던 베네수엘라의 빈민가 아이들은 음악 교육인 ‘엘 시스테마’를 통해 미래에 대한 꿈과 협동의 가치를 배우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꿈의 오케스트라’를 비롯하여, 학생들과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과 동호회 활동이 증가하며 문화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산업화 이후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문화융성은 물질적인 성장처럼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를 발견하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지속적이며 강력할 것이다. 문화로 부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온 국민이 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박민권 차관은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레저기획관, 미디어정책관, 체육관광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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