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 생산업체인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제강슬러그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은 유감이다. 제강슬러그는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어 인체에 매우 해롭고, 자연환경을 오염시키는 유해물질이기 때문에 엄격히 관리, 처리해야 하지만 산업단지 내에 아무렇게나 야적하는 현장이 적발된 것이다.
지난 7월26일 군산산업단지 하역 근로자들이 제보하고 본보 기자가 지난 2일 현장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에서 반출된 제강슬러그가 군산 오식도동 6부두 앞 야적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애초 덮개 등 제강슬러그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는 안전시설이 전혀 없었지만, 인근 근로자들의 민원 제기 후 일부 슬러그 더미만 그물망으로 덮였을 뿐이고, 그나마 형식적 수준이다.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조치다.
제강슬러그의 재활용도 문제다. 최근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제강슬러그를 찾는 수요가 크게 떨어졌고, 남아 도는 슬러그를 산더비처럼 쌓아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환경오염 시비도 제강슬러그 재활용에 걸림돌이다. 제강슬러그는 세아베스틸이 특수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인데, 이 쓰레기 덩어리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아무렇게나 처리하면 처벌 받는 폐기물이다.
제강슬러그를 재활용하려면 단단하고 큰 슬러그 덩어리를 직경 10㎝ 이하로 잘게 파쇄해야 한다. 도로공사나 개발사업 등의 정지작업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3년 군산 미장지구 개발 현장에 납품된 수천톤의 제강슬러그에서 10㎝가 초과된 것들이 많아 전량 회수됐고, 2014년 4월에는 OCI군산공장 바닥에 깔린 제강슬러그 때문에 토양오염 시비가 발생, 역시 회수 조치된 것이다. 세아베스틸은 이처럼 제강슬러그 처리 과정에서 잇따르는 환경오염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파쇄 기준을 10센티에서 4센티로 대폭 강화한 상태다.
이유야 어찌됐든 기업이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오염물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다. 사람은 물론 자연 생태계의 건강과 직결된 오염물질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된다. 군산시는 당장 지도단속에 나서고, 한편으로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당사자인 세아베스틸은 위탁처리업체 관리를 제대로 하고, 적정한 폐기물 처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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