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익산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넘겨받은 대법원이 3개월 넘게 선고를 않자 익산지역사회가 떠들썩하다. 박 시장이 국무총리를 지낸 김황식 변호사를 상고심 변호인으로 선임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사법 불신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총리 출신 변호사가 대법원 판결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터무니없다 해도 익산 지역사회는 이래 저래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익산시의회는 지난 8일 박 시장의 대법원 판결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려고 했다. 또 일부 초선의원들은 판결촉구 신상발언을 하려 했다. 일부 중진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대법원 판결 지연이 빚어낸 익산지역 갈등 양상의 한 단면이다.
익산시 갑선거구 이춘석 의원은 지역의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법원에 빠른 판결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을선거구 전정희 의원은 박시장 당선 후 한 번도 국가예산 협조 요청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들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이 익산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선출한 익산시의원·국회의원들과 소통이 부족한 박 시장에 대한 대법 판결이 늦어지면서 지역사회가 어수선, 지역 현안이 제대로 추진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박 시장은 시정에 전념한다고 하지만, 일부 주요 행사는 물론 시의회 출석도 갑작스럽게 펑크내는 등 엇박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 모든 갈등과 불안, 불만 이면에는 법을 지키지 않는 대법원의 무책임이 크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하여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 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 판결 선고가 있는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은 2심 판결일로부터 3개월이 되는 8월29일 이전에 박시장 사건을 매듭지었어야 맞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제성 없는 조항이라는 입장 뿐이다. 거물급 변호사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설사 당선무효형이 선고돼도 어차피 재선거가 내년 4월이니 판결을 조금 미루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지 모른다. 대법원 업무가 적지 않다고 하지만, 법에 규정된, 또 국민이 원하는 ‘선거법 재판 조속한 판결’ 정신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늦어지면 적폐 뿐이다.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