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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안에 혁신과 감동이 없다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밥그릇 싸움, 기득권 챙겨…새정연 무능 표출 되풀이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새정치민주연합의 10차 최종 혁신안이 발표되었다. 혁신위 활동이 지난 4·29 재·보선 참패 이후 6월에 출범하여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혁신위의 10차에 걸친 ‘의견’에 대한 수렴 여부는 이제 당으로 넘어갔다. 혁신위 활동은 어려운 조건에도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냈지만 국민적 관심은 멀어졌고 현역 국회의원들의 직접적인 이해에 관련된 사안은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자칫 혁신안은 당내 분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징조도 보인다. 진작부터 혁신위의 ‘최종 혁신안’은 당내 기득권 세력, 즉 현 지도부의 2선 후퇴와 비대위 체제를 구성하는 것이어야 혁신위가 제대로 마감이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최종 혁신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안철수 의원은 본질은 ‘낡은 진보 청산, 당내부패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인데 혁신안은 전혀 이러한 내용을 담지 못해 혁신은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문대표는 다음 주 중앙위 소집을 앞두고 혁신안 통과에 대표직을 걸었다. 또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조차 안철수 의원은 재신임을 얘기하며 본질에서 비껴가려 한다고 했다. 새정연은 이제 혁신안을 놓고 당내 세력 간에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새정연 혁신위 안은 당을 혁신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변화의 현실적인 방안인가는 사라지고 “통과냐? 좌절이냐?”를 놓고 당내 주류와 비주류 싸움판의 무기가 되었다.

 

혁신위에서 발표한 10차에 걸친 혁신안은 안철수 의원의 지적대로 너무 각론적 문제와 운영방식, 제도개선에 치우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마디로 국민적 관심과 감동은커녕 어느 순간 혁신위 활동의 존재감도 없어져 갔다. 특히 혁신위에서 의원 정수 확대를 들고 나왔을 때 새정연 지도부와 의총은 너무도 쉽게 혁신위 안을 부정하고 현재의 의석 수 동결을 당론으로 정해버렸다.

 

이것을 문재인 대표가 앞장서서 주도했다.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음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영한 결과이다. 의원 정수 확대에 비판적인 여론에 편승해 공론의 장도 없이 마녀사냥 식으로 접근했고 여기에 부화뇌동해 버린 것이다. 이후 새정연은 의원정수를 300명으로 합의해 버린 후에서야 정개특위에서 농촌지역 대표성 확보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이야기 했다. 스스로 의원 정수에 족쇄를 채워 협상력도 상실해 버리고 혁신위를 무력화시켜 놓고 이제 와서 의원 정수 확대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다가 자신들의 기득권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을 바꾸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전체 의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새정연의 고질적인 병폐이고 무능함의 표출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항상 밥그릇 싸움과 기득권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실로 혁신해야 할 것은 굳건한 자기 철학과 방향성도 없이 조삼모사 하며 막말이나 일삼다가 여론의 눈총이 따가우면 원칙과 방향조차도 헌신짝처럼 던지는 풍토이다. 이를 바꾸지 않고는 어떠한 혁신안도 무력화될 것이 너무도 뻔하다. 항상 그랬다. 포플리즘을 비판하다가 어느 때는 여론에 너무도 쉽게 편승해 버린다. 그래서 집토끼뿐만 아니라 산토끼도 잃고 형체도 없는 허상을 쫓다가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에서 패배했고 지지도 잃었다. 정책과 노선의 생명은 일관성이다. 함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새정연은 너무 쉽게 오락가락해 버린다.

 

혁신위는 난파 직전인 새정연의 무능과 무기력, 국민적지지 상실에 대한 사퇴를 거부한 문대표의 고육지책으로 탄생됐다. 이제 문대표는 대표직을 걸고 혁신안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안철수의원 말대로 혁신안 통과가 눈앞의 분란을 약화시키고 줄 세우기는 가능하게 할지 몰라도 ‘혁신 자체’도 아니고 국민적 감동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느낌이다. 진정 정치의 새바람은 요원한 것인가? 혁신은 불가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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