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 희망자 증가 / 성공적 정착 지원 / 정부 정책도 다양
지난해 말부터 ‘백세인생’이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기대수명이 100세에 이르면서 운 나쁘면 120세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달음질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인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로 젊어졌고 40대의 퇴직자도 늘고 있어 인생 이모작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 했다. 이른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반퇴세대’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금 제2의 인생을 어촌에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귀어에 대해 문의하는 30대 젊은이들도 늘었다고 한다.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어촌에 새롭게 둥지를 트는 ‘귀어(歸漁)’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귀어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 이후 정부의 귀어·귀촌 정책자금을 지원한 대상자는 676명으로 2011년 40명에서 지난해 266명으로 5년간 6.7배나 증가했다. 귀어까지 이어진 가구는 아직 미미하지만 2014년 10월 문을 연 ‘귀어귀촌종합센터’로 귀어귀촌 희망을 상담한 건수는 1년 만에 20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방영한 ‘삼시세끼 어촌편’이 도시민들의 귀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평이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정책으로 전통산업으로 인식되던 수산업이 유통·가공·관광과 접목된 6차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젊은이들이 어촌으로 눈을 돌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어촌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사례들이 잇달아 소개되면서 귀어를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귀어가 늘고 있는 원인을 한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어촌으로 다시 사람들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도시민이 귀어 희망만으로 덜컥 어촌에 정착해 자리 잡는 것은 도시에서 창업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러한 귀어 희망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귀어귀촌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개소한 ‘귀어귀촌종합센터’가 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귀어 희망자들은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 한통이면 귀어에 대한 준비 절차부터 정부의 지원정책, 귀어 교육 등에 대한 상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귀어귀촌 희망자에게 창업과 주택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 2억4000만원까지 융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산업 창업과정에 대한 실습과 교육을 수행하는 ‘귀어학교’도 개설하고, 어촌에서의 생활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귀어촌 홈스테이’도 운영해 안정적인 어촌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귀어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전남 여수·보성 등은 주택수리비 등을, 충남도는 정착자금과 교육훈련 지원한다. 경남 통영도 친환경 어업, 교육훈련 등 지원책을 내놨다. 이러한 지자체의 귀어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전체 귀어촌 상담자의 21%가 전남으로 귀어하기를 희망했으며, 경남이 18%, 충남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전북으로 귀어를 희망하는 상담자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 전북과 위아래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충남이나 전남과 비교하면 미미한 숫자다. 전북도 긴 해안선과 섬, 갯벌 등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우리 어촌은 고령화와 인구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촌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어귀촌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도시민들과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사회 양쪽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어촌을 만들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 어촌이 활력을 찾고 수산업이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며 어촌에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는 귀어촌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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