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협약 이행이 불투명하다. 전북도 이형규 정무부지사는 “지난해부터 삼성 측과 여러 경로를 통해 투자 계획을 타진했으나, 확답을 듣지 못했다”며 “삼성의 확실한 답변을 듣기 위해 공문을 보냈으나 ‘총선 이후에 상의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새만금 투자에 대한 삼성의 의지가 읽혀지지 않아 내부적으로 이미 백지화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새만금 투자약속을 저버린다면 전북도민을 우롱한 처사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삼성 측은 세계 경제의 불투명과 새만금의 인프라 미비, 바이오 제약산업의 적자 등으로 새로운 사업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입장에서 얼마든지 빠져나갈 논리를 만들 수 있다. 그룹 전체의 미래와 관련된 것을 두고 정치적 논리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삼성의 새만금투자 약속은 그런 기업논리로만 접근해서 이해할 문제가 아니다.
삼성은 지난 2011년 4월 전북도 및 국무총리실과 함께 2021년부터 2040년까지 새만금 지역 11.5㎢(350만평) 부지에 풍력발전기·태양전지 등을 포함한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었던 LH의 전북이전이 무산된 데 따른 전북도민들의 성난 민심 속에서 삼성의 이런 새만금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LH빅딜설·투자의 진정성 등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대기업 삼성이기에 도민들은 투자약속이 이행될 것으로 믿으며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새만금투자를 약속한 뒤 5년이 다된 지금까지 삼성에서 새만금투자와 관련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투자협약 체결 후 국무총리실과 전북도,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만나 협의체 구성과 그룹 차원의 TF팀을 꾸리기로 했다는 소식만 나왔을 뿐 그 후 상황은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전북도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약속을 저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지금껏 삼성의 눈치를 살펴왔다.
삼성은 이제라도 새만금투자 관련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도민들은 애초 협약대로 투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간의 사정을 소상히 밝혀 전북도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애초 투자키로 한 기한이 4년 밖에 남지 않았다. 삼성 때문에 새만금사업이 흔들려서는 안 될 말이다. 삼성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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