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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연극제 가이드 ④]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결혼'·문화영토 판 '천년의 자리'·극단 사람세상 '길 위에 서다'·극단 까치동 '다시 꽃씨 되어'

● '다포세대'에 전하는 사랑의 소중함

-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결혼' 2일 오후 익산 아르케소극장

‘전 빈털터리입니다. 그럼 당신은 어떻습니까? 당신이 가진 건 뭡니까? 정말 당신 것이 있기라도 합니까?’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도 옛말이다. 계속 포기해야할 것이 늘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작품 ‘결혼’은 위안과 본질적 가치의 소중함을 전해 주고자 한다. 남녀가 만나 결혼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소유의 본질과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말한다.

 

올해 새로 뽑은 남·여 주인공 배우 모두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닭살 돋는 연인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이제는 비밀연애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한편,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의 ‘결혼’ 공연은 오는 10일까지 아르케소극장에서 이어진다. 2일 오후 4시 익산 아르케소극장.

 

● 고통받는 민중 그린 창작 초연

- 문화영토 판 '천년의 자리' 2일 오후 소리전당 연지홀

전남 화순 운주사에는 불상 ‘부부와불’이 일어나면 다툼과 아픔이 없고 질병과 시기가 없으며 즐거움이 넘쳐나게 된다는 설화가 있다.

 

‘천년의 자리’는 이 설화와 연계해 권력자들의 욕심에 고통 받는 민중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양수근 씨가 쓰고 고조영 씨가 연출한 창작 초연이다.

 

고려 초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바우와 달래는 혼례를 약속한 사이지만 마을 유지인 호장이 달래를 원의 조공으로 보내려고 한다. 둘은 산 속으로 도망가 버리고 이 때문에 바우의 아버지와 달래의 어머니가 대신 고초를 당한다. 결국 둘은 마을로 돌아와 달래는 원나라 조공으로 끌려간다.

 

고조영 연출가는 “고통 받는 민중의 모습은 힘없이 흔들거리는 억새풀과 같고 여전히 민중은 세월호 참사 등 아픔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면서 “극 중 등장하는 바우의 염원을 담아 누워 있던 와불이 벌떡 일어나서 민생을 안정시키는 정토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일 오후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 차별받는 여성 고민 현실적으로 담아

- 극단 사람세상 '길 위에 서다' 3일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

2005년을 배경으로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여성들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 온 세 여자(현경·미자·다혜)가 방황 속에서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아픔, 그로인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담았다.

 

“엄마, 길을 떠나기가 이렇게도 어렵수”라고 운을 떼는 미자의 마지막 대사는 길을 개척하는 것은 두렵고 어려운 일이지만 결국 새로운 길을 떠나겠다는 의지와 희망을 함축한다.

 

최균 연츌가는 “극단 창단 후 20년 동안 재공연 작품이 5~6편밖에 되지 않지만 ‘길 위에 서다’는 세 번씩이나 무대에 올린다”며 “그만큼 우리 극단이 추구하는 생각과 많이 닮아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3일 오후 4시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

 

●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다

- 극단 까치동 '다시 꽃씨 되어' 3일 오후 소리전당 연지홀

예기치 못한 죽음들 속에서 남아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초연극(홍자연 작, 정경선 연출)이다.

 

자신의 생일날 친구들의 죽음을 맞은 소정은 14년 동안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죽은 친구들은 환영으로 나타나 위로하고 소정은 새로운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우리의 죽음은 천재지변도 아니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남겨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죄를 짊어지고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하느냐.”

 

죽은 친구들의 대사는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궁극적인 메시지다. 본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제 탓으로 돌려 괴로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것.

 

무거운 주제지만 전 국민을 들뜨게 했던 2002년 월드컵분위기와 교차시켜 어둡지 않게 풀어내고자 했다. 정경선 연출가는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계기로 작품을 만들게 됐지만 아직도 억울한 죽음은 되풀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건이 무관심 속에서 잊히지 않고 또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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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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