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진실 알리는 주춧돌 / 국민 후원·배우 재능기부로 완성
“할머니들에 대한 죄의식에서 시작된 작업입니다. 전 국민이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곳곳을 돌며 상영하고 있습니다. 바라는 것은 하나입니다. 진실된 사과이지요.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한 달여 동안 할머니들과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귀향(鬼鄕)’을 상영하고 돌아오자마자 전주영화제를 찾은 조정래 감독. 전주영상위원회가 마련한 ‘씨네 골든 마우스’주인공으로 지난달 30일 관객과 만났다. ‘귀향’의 제작은 지난 2002년 봉사를 위해 갔던 나눔의 집에서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소녀들’이라는 그림을 보면서 시작됐다. 14년만에 제작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4만여명의 국민 후원과 배우와 스태프들의 재능기부가 있었다.
조 감독은 “모두가 ‘귀향’제작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면서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거절과 실패, 구걸의 역사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할머니들에 대한 약속과 타국에서 사망한 20만명에 달하는 위안부 소녀를 고향으로 데려오자는 다짐에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회씩 상영될 때마다 영혼이 한 분씩 돌아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10만여회 상영됐으니 앞으로 그만큼 더 상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 어린 소녀들이 끌려갔고,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할머니들도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생존해계시는 분들이 44명에 불과합니다. 상당수가 병원에 계시고요. 한분이라도 더 계실 때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고, 알려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일의 시작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조 감독은 “할머니들은 일본군에 끌려갔던 당시에 머물러있다”면서 ‘주름진 소녀들’이라고 불렀다. “할머니들의 증언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일본의 증거가 없다는 주장에 반박자료가 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조 감독은 “ ‘귀향’제작과정과 할머니들의 증언과 영상기록을 모은 ‘14년 귀향 제작기’다큐멘터리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 ‘동주’를 제작한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일본의 프레임 속에 아직도 우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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