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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결산] 실험정신, 표현·창작의 자유…정체성 빛났다

다큐 주목 받으며 화제몰이 / 영화의거리 집약 편의 높여 / 부대행사·지역연계 아쉬움

▲ 지난 7일 야외상영장에서 이충직 집행위원장과 류승완 감독을 비롯한 관객들이 폐막작을 관람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는 대안과 독립영화제라는 영화제 정체성이 더욱 분명해졌고, 공간을 영화의 거리로 모아내면서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다. 역대 최다 상영작과 상영회차에도 매진회차가 늘어났고, 좌석 점유율도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제 답게 사회적 이슈를 짚어낸 화제작도 풍성했다. 반면 부대이벤트나 지역연계 행사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 독립·대안 영화제 기조 지켜

 

독립과 대안영화제를 지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정신은 올해도 분명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화제를 모으면서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다.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자백’과 해직 언론인 문제를 조명한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극우단체를 소재로 삼은 ‘우리손자 베스트’등 우리사회의 현안을 탐구한 작품들이 영화제기간 화제가 되면서 영화의 본질을 되새기는 계기를 제공했다.

 

영화제 대표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도 계급·계층의 갈등과 다양한 방식으로 자행되는 사회적 폭력을 조명하는 실험적인 작품들이 선보였으며, 특히 국제경쟁부문에는 영화시장에서의 비주류, 제3세계 작품들이 출품되면서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현실의 문제를 짚어냈다. 필립 그랑드리외 특별전과 드니 코테 감독 프로그램 등, 실험적이고 탐구적인 섹션에 대한 평가도 높았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전주영화제는 실험정신이 빛나는 새로운 영화와 영화인을 발굴하고,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지지하며, 독립·대안 영화를 후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본질”이라며 “올해도 영화제 기조에 맞춰 상영작을 선정했고, 관객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 영화의 거리 집약 호평

 

올해 영화제는 상영관과 부대행사장 등을 모두 영화의 거리로 모아냈다. CGV전주고사 메가박스전주 전주시네마타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그리고 옥토주차장부지에 마련한 2000석 규모의 야외상영장까지, 모두 5개 극장에 19개 상영관을 운영했다. 공연 등 부대행사를 위해 옥토주차장에 CGV전주라운지를 마련했고, 버스킹무대와 토크클래스를 위한 카페, 포스터샵 등도 거리내에 확보했다.

 

이처럼 영화제 공간을 집약시킨 것은 관객 동선을 줄여 영화 관람 편의와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구도심인 영화의 거리가 지닌 분위기가 영화제와 어우러지면서 전주영화제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한 거리 안에 상영관과 행사장 등이 모여있어 관객과 영화인들의 소통이 활발해졌다”면서 “국내외 영화인들이 영화제 공간으로서의 영화의 거리를 장점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공간 집약은 매진 회차를 증가시키는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총 222회가 매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야외상영장 운영은 일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영화제를 위해 설치된 야외상영장에서는 개·폐막식과 7차례의 야외상영이 계획됐다. 야외상영은 전주시민을 위한 대중상영 성격이으로, 가족단위 관객을 위한 영화들이 상영됐다. 개막식(3000석)과 영화 ‘동주’(2000석)는 매진됐으며, 휴일인 5일 상영된 ‘미국에서 온 모리스’도 1500여명의 관객이 입장했다. 그러나 강풍과 비로 두차례 상영이 취소됐으며, 추위로 불편했다는 관객이 많았다. 더욱이 일회성 시설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다는 점에서는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장성호 영화제 조직위 사무처장은 “영화제를 위한 안정적인 공간 확보는 과제”라면서 “행사장을 포함한 공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대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부대행사 보완 필요

 

부대행사는 기획은 좋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홍보가 덜 되고, 부실하게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인과의 밀도 있는 만남의 자리인 클래스는 대부분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었으며, 전주프로젝트 마켓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전시프로그램도 주목받았다. 영화제 상영작을 새롭게 디자인한 ‘100 Films, 100 Posters’는 올해는 기념상품으로 제작해 판매됐으며,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설치작업 ‘버티컬: 시간과 경관’과 천재감독으로 불리는 에이젠슈타인의 드로잉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에이젠슈타인 전시는 한옥마을내 갤러리에서 다른 전시와 함께 진행돼 영화의 거리와의 연계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연 등의 이벤트도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뮤지션, 영화와 만나다’등 메인이벤트는 영화제 초반에 집중됐고, 버스킹 공연 등도 원활하지 않았다. 지역과의 연계를 위해 기획됐던 남부시장내 포스터 전시 등도 영화제 관객을 남부시장으로까지 이어내지는 못해 영화제와 지역의 공생 방안 모색은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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