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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평화의 집' 중증장애인 상습 학대 '충격'

숟가락으로 머리 찍고 내동댕이치며 성추행까지…원장 폭행 사실 알고도 묵인 / 경찰, 사회복지사 2명 영장·15명 불구속 입건

▲ 남원시의 한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에서 입소자를 대상으로 폭행을 일삼은 시설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운데 16일 전북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증거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전북지방경찰청

남원시 주천면 소재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인 ‘평화의 집’에서 지난 5년간 입소자 23명을 대상으로 상습 폭행과 성추행이 이뤄졌던 사실이 드러났다. ‘자림원 사건’에 대한 기억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발생한 제2의 자림원 사건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남원경찰서는 16일 ‘밥을 먹지 않는다’며 숟가락을 세워 중증장애인의 머리를 찍어 2주의 상해를 가하는 등 중증장애인 23명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일삼은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로 ‘평화의 집’ 사회복지사 조모 씨(42)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폭행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원장 이모 씨(72)와 폭행에 일부 가담한 사회복지사 김모 씨(47) 등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회복지사 조씨 등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평화의 집에서 중증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수 차례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지난 2월19일부터 3월15일까지의 CCTV에는 무려 100여 건의 폭행 장면이 담겨있었다.

 

조씨는 중증장애인 이모 씨(30)가 ‘휴게실에 있는 탁자에 올라가는 행동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이씨의 머리채를 잡고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는가 하면 심지어 넘어져 있는 이씨의 등에 올라 타 발목을 꺾는 등 폭행을 계속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사 박모 씨(50)는 입소자 A군(18)을 밀어넘어뜨려 눈썹 부위가 찢어졌고, 사회복지사 김모 씨(47)는 입소자 B군(17)의 발과 손 부위에 동전을 내던지기도 했다.

 

평화의 집을 퇴직한 한 종사자의 제보로 지난 3월11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남원경찰서는 피해자 대부분이 의사소통이 곤란한 중증장애인이고, 경찰이 확보한 CCTV 자료 역시 한 달여치에 불과해 추가 범죄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남원시가 실시한 인권실태조사에서는 입소자 오모 씨(36)가 사회복지사 조씨로 부터 성추행을 당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CCTV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남원시는 지난해 10월6일과 21일 평화의 집을 상대로 2회 실시한 인권실태조사에서 “오씨가 사회복지사 조씨로 부터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지난 2014년 목욕 도중 자신의 성기를 수 차례 만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남원시는 “물리적 폭력은 장난이었지만, 성적 폭력은 인정한다”는 조씨의 답변을 토대로 지난 3월18일 평화의 집에 행정처분 중 1단계인 개선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시는 성추행을 당한 오씨를 지난해 전주시의 모 재활기관으로 전원 조치했다.

 

전체 예산의 85%(국비 70%·자치단체 15%)를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받는 중증장애인시설인 평화의 집에 현재 입소 중인 중증장애인은 모두 29명으로, 구속된 2명을 제외하고 폭력에 가담한 교사 대부분이 지금도 여전히 중증장애인을 관리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속기관의 신속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이 폭력과 회유 등 2차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원경찰서 박종익 수사과장은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해 관계기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인다”며 “CCTV 자료확보가 충분치 않아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철저히 수사해 여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원시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현재 평화의 집에 남은 29명의 장애인에 대해서는 다른 시설로 옮기도록 보호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면서 “추후 법원의 판결 등에 따라 평화의 집에 대해 최고 시설폐쇄 등의 행정처분 조치를 내릴 에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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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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