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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어머니·아내·투병생활…시인의 삶 속으로

장태윤·조승호·박근후·장정숙 시집 잇따라 출간

도내 시인들이 잇따라 시집을 출간했다. 장태윤 시인의 시집 <목련꽃 연가> 조승호 시집 <산다화> 박근후 시집 <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장정숙 시집 <수상한 날> 이다. 교편을 잡거나 일반회사를 다니는 등 각자의 직업이 있었지만 시에 대한 갈급함으로 틈틈이 시를 썼다. 한 뼘이나 쌓인 시들은 시집이 돼 세상 밖으로 나왔다. 수십 번 손을 탄 작품집에는 애정이 듬뿍 배어난다.

 

40여 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활발히 문단 활동을 해온 장태윤 시인. 최근 제10회 해양문학상 바다 사랑상을 받은 그가 5년 만에 시집 <목련꽃 연가> (도서출판 북매니저)를 냈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김해강, 신석정 선생을 고문으로 모시고 ‘청도’동인으로 활동했지만 절필한 후 1990년 <한국시> 로 등단했다. 그 후 10편의 시집과 평론집을 내며 전북 문단의 원로 시인이 됐다. 신간 속 90편이 넘는 시들은 자연에서 얻은 정서를 노래한다. ‘수구초심’이라며 어릴 때 뛰어놀았던 아름다운 고향의 자연과 정서가 아직도 가슴 깊이 잠재하고 있다는 그. 총 4부로 구성된 시는 고향 그리는 정과 계절적 단상, 꽃과 나무 등을 이야기한다.

 

‘고향집 툇마루에 앉아/ 바라보던 꽃인데// 송이송이/ 오늘따라 서러워라, 자릿자릿 넘나드는 어린날의 그 시절/ 추억의 갈피마다 어머님 모습’( ‘목련꽃 연가’ 중)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목련꽃의 잔상으로 나타난다. 자연물에는 그의 시세계를 맥맥이 흐르는 그리움과 한의 정서가 투영된다.

 

30년간 교직생활을 하고 지난 2007년 <문학공간> 으로 등단한 조승호 시인은 두 번째 시집 <산다화> (도서출판 북매니저)를 냈다. 오랫동안 휴식처럼 때론 고행처럼 시쓰기에 매진해 온 그가 정성스레 꺼낸 것들이다. 작품에는 부인을 향한 사랑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앙증맞고 예쁜데 가시가 많은 산다화(山茶花). 이 또한 사랑스럽지만 때론 쌀쌀맞은 부인을 빗댄 것이다. 100편이 넘는 시들은 부인과 세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부인을 위해 쓴 시만 수십 편인데 그녀에게 느끼는 사랑, 서운함, 그리움 등의 감정을 수천가지 언어로 표현한다.

 

박근후 시인의 <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신아 출판사)는 삶을 살아오며 느낀 소회를 담은 시들이다.

 

‘모진 비바람의 아우성이 마지막 잎새를/ 털어내려 찬바람은 불어 대는데/ 하늘도 무섭게 고르는 숨소리에/ 한평생이 회한에 잠겨 조용히 저물어간다’( ‘시들은 낙엽’ 중)

 

그는 “옛 성인들은 일각이 여삼추(如三秋)라고 했는데 인생의 길고도 짧은 한평생이 15분 남짓한 시간 속에서 결정된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며 “일생에 일어난 사건들도 한낮 먼지에 불과하지만 허무함을 고백하면서 적어봤다”고 말했다.

 

장정숙 시인은 오랜 투병 생활로 인한 몸의 고통을 시 문학으로 승화시켰다. 시집 <수상한 날> (도서출판 북매니저). 그는 “뇌출혈로 쓰러져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 삶에 대한 감사함을 시로 쓰게 됐다”며 “인내를 기다리지 못하고 포기하는 이들과 각자의 어려움에 놓인 이들이 내가 쓴 시를 읽고 조금이나마 위로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주타령’ ‘장보기’ ‘우족탕은 뜨겁다’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감이기에 정감 있고 공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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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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