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기념사업회·최명희문학관·전북일보사 주최·주관
‘우리 차는 신나는 음악을 듣고 쌩쌩 달리고, 이삿짐 트럭은 느릿느릿 졸졸 따라온다. 이삿짐 트럭이 20분 뒤에 도착한 곳은 전주다. 전주의 바람은 무더운 습기와 함께 게으르게 분다. 그 바람은 강아지가 핥는 것처럼 간지럽다. 전주는 내가 살던 익산보다 좀 더 크고 활발한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나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내 꿈도 이루고 싶다.’(이경주 학생의 글 중에서)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 전북일보사가 주최·주관하고 전라북도와 전라북도교육청이 후원한 2016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에 이경주(전주문학초6)양의 ‘이삿짐 트럭에 내 꿈을 싣고’가 대상을 차지했다. 익산에서 전주로 이사 온 이양이 전주에서 만난 학교와 친구들, 변화된 생활에 대한 설렘을 발랄하게 적은 글이다.
이양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던 익산을 떠나는 게 아쉽기도 하고 전주에서의 생활이 기대도 되는 특별한 날을 글로 썼다”면서 “심사위원분들이 제 맘을 알아줘서 정말 고맙고, 처음 나간 글쓰기 대회인데 상을 받게 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손글씨 공모전에는 전국 245개 학교 3041명이 참여해 3139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심사 결과, 이다현(화성금곡초 6년)·이윤서(전주송천초 2년)·임강이(신창초 2년)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고, 우수상 10명, 장려상 40명, 가작 100명 등 모두 154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작품은 가족, 친구들과의 일상을 담은 글이 많았는데 학생들의 순수한 시각과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또한 손글씨를 앞세운 대회인 만큼 글씨를 바르게 쓰려고 노력하고, 글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는 등 편지지를 꾸미기도 했다.
심사는 김정경 시인 및 방송작가, 정혜인 교열전문가, 표효진 방송작가, 최기우 극작가 등 10여 명의 문학인과 각계 전문가들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학교생활, 부모님, 친구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지만 놀라운 점은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 등 사회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아이들은 동심 속에서만 살 거라는 편협한 시각을 넓혀 주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한편, 2007년부터 시작한 손글씨 공모전은 어린이들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와 일기를 공모해 시상하는 것으로, 글쓰기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10년 동안 3만5000여 편의 작품이 출품되면서 대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수상작들은 10월 중순부터 최명희문학관 마당에서 전시되고, 손글씨블로그(http://www.blog.daum.net/2840570)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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