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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 기구한 삶에 눈물 바다…삼례 나라슈퍼 사건 최후 변론서 인생사 진술

28일 재심 선고

검·경의 부실 수사와 진범 논란을 빚은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최후 변론에서 3인조들의 기구한 인생사가 방청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 7일 전주지법 2호법정 제1형사부 장찬 부장판사로 열린 재심 공판에서 박준영 변호사는 최후 변론을 통해 “진범이 나타나 유가족과 피고인들에게 용서를 구한 사건인 만큼 무죄를 확신한다”며 “강도, 살인범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지난 17년간을 살아온 3인조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그 3인조의 인생사를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3인조 가운데 강모 씨는 왼쪽 팔 장애가 있던 어머니가 일곱 살 때 돌아가셨다. 술을 좋아하는 지적장애인 아버지는 취해 어머니를 자주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날 슬프고 괴로운 표정으로 누워있던 어머니는 글을 모르는 강 씨에게 종이에 적힌 약을 사오라고 말했고 강 씨는 심부름인줄 알고 약을 사다 줬다. 어머니는 그 약을 먹고 잠이든 채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강 씨는 세상을 떠나는 엄마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하반신 마비 1급, 아버지는 척추장애 1급인 최모 씨는 누나와 동생을 돌보고 집안을 이끌어야 할 장남이었다. 그런데 1999년 2월 15일 완주경찰서 형사들이 사람을 죽였다면서 최 씨를 데려갔다. 그가 출소한지 얼마 안돼 부모는 세상을 떠났다.

 

3남매 중 장남이었던 임모 씨는 아버지가 술에 취해 집에 오면 여동생들을 데리고 버려진 집이나 다리 밑에서 이슬을 피해 잠을 잤다. 집에서는 아버지가 술에 취해 때리고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가난하다고 때렸다.

 

그는 검거이후 경찰에게 경찰봉으로, 교도소에서는 수감자들에게 맞아 코가 휘어져 있다. 지금도 그는 치료를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교도소에 있을 때 세상을 떠났고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는 그가 언제 몇 년형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박 변호사가 10여분간 3인조의 이같은 인생사를 읽어 내려가자 방청석에 있던 가족과 방청객들은 장탄식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

 

이들에 대한 재심 선고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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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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