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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도심 활극 조폭 35명 철창행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검거 / 두 조직간 세력다툼 살인사건 연관 드러나자 뿔뿔이 흩어졌다 붙잡혀

▲ 지난 2016년 11월 17일 전주시 한 장례식장에서 조직폭력배 W파와 O파가 세력 다툼 중인 모습. 사진 제공=전북지방경찰청

지난해 11월 17일 새벽 한 남성이 112에 전화를 걸어왔다. 이 남성은 “전주시 완산구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여러 사람이 몰려들어 싸우고 있다”고 신고했다. 전북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사건의 규모가 작지 않다고 판단, 즉각 담당 관할인 서부파출소에 출동을 요청했다. 기동순찰대와 서신지구대에서도 순찰차 각 1대와 경력이 지원됐다.

 

사건이 벌어진 장례식장에 경찰차 3대가 도착할 때쯤에는 이들이 모두 도망간 뒤였다.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장례식장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단서가 나왔다.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를 들고 서로를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한 세력이 힘 싸움에서 뒤로 밀리는 틈을 타 다른 세력의 차량을 부수는 모습 등이 1시간 가량 비춰졌다. 경찰은 그들의 이동 동선과 육안을 통해 이들이 전주시내 폭력조직 W파와 O파의 조직원 42명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 중 26명은 돌연 다음날 전주 완산경찰서 형사과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돼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사건은 같은 달 22일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인계되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날 사건이 지난 2014년 W파 조직원이 O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자 불구속된 26명의 조직원을 비롯한 총 42명의 가담자는 낌새를 눈치 채고 모두 전국 각지로 도주했다.

 

전북경찰청 광수대가 사건을 맡은 지 한 달. W파 8명이 사용한 대포폰 정보를 확보해 위치 추적을 하자 대전시 중구의 한 건물이 떠올랐다. 통화 내역을 보니 인근 중화요리점에서 수 차례 짜장면을 주문해 먹기도 했다. 경찰은 이 중 4명이 외출 중 돌아오는 틈을 노려 거주하고 있던 원룸을 급습했다. 서울과 전주, 완도 등지로 도주 생활을 벌이던 조직원들도 대부분 이같은 방법으로 검거됐다.

 

영화 같은 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것 같지만 곪디 곪은 반목 상태에서 였다. 붙잡힌 W파의 한 행동대원은 경찰 진술에서 “2016년 11월 17일 새벽 2시께 주점에서 술을 먹다가 한 종업원에게 ‘오빠 요즘 W파가 O파한테 (세력이)밀린다며?’라는 말을 듣고 격분해 O파 행동대원 강모 씨(34)에게 전화를 걸어 언쟁을 벌인 3시간 여만에 조직 싸움으로 번졌다”며 “2014년 두 조직간 살인 사건으로 생긴 앙금이 결국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3년 전인 지난 2014년 11월 22일 전주시내 한 음식점 주차장에서 예의 등의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W파 조직원 최모 씨(46)가 O파 조직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전주시내 한복판에서 조직간 세력 다툼을 벌이고, 이들의 도피를 도와 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W파와 O파 조직원 40명을 검거해 이 중 35명을 구속하고 5명을 형사 입건했다. 경찰은 또 도주 중인 조직원 4명을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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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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