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굳어지면서 생육 부적합 / 일부는 구멍 생겨 고사 위기 / 시, 문화재청 긴급 지원 요청
한 해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 전주시의 주요 유적이자 한옥마을의 대표적 명소인 경기전 내 수목들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수목이 심어진 주변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오가면서 땅이 굳어져 나무가 자라나기에 부적합한 땅이 되고 있기 때문인데, 전주시는 수목 관리를 위한 긴급 예산 지원을 문화재청에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 풍남동 경기전에는 국보 제317호인 태조어진을 모신 보물 제1578호 경기전 정전과 지방유형문화재 제10호인 조경묘, 지방민속자료 제8호인 예종대왕태실비, 전주사고, 경기전 부속시설, 전주어진 박물관 등 6곳의 주요 시설과 136점의 유물이 4만9000여㎡ 부지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경기전 전체는 지난 1991년 1월 우리나라 사적지 제339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경기전에는 대표적 보호수이자 최근 방송인 예정화 씨의 훼손 논란을 부른 ‘와룡매’를 비롯한 각종 매화나무, 소나무, 대나무, 느티나무, 베롱나무 등 15종 427그루의 나무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일부 나무들의 생육이 부진하고 말라가거나 나무에 구멍이 생기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전주시는 최근 3~4년간 한옥마을이 인기를 끌면서 경기전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나무들의 생육부진을 가져온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기전 입장객수는 2014년 132만 명, 2015년 119만 명, 지난해 112만 명 등 매년 100만 명을 웃돌고 있는데, 이렇다할 울타리나 보호시설 없이 나무 주변 땅을 관광객들이 밟으면서 ‘답압(땅 경화현상)’이 발생했고, 이로인해 나무들의 뿌리가 뻗지 못하거나 뿌리 호흡과 배수, 양분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주시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3월 조경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했고, 전문가들은 고사한 나뭇가지 제거와 외과수술, 영양제 주사 등의 응급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여기에 추후 생육환경 개선을 위해 일정 크기 이상의 나무에는 울타리 설치와 땅속에 수목 뿌리를 감싸는 구멍이 뚫린 관 매설, 흙 뒤짚기 실시 등도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이에따라 전주시는 문화재청에 경기전 경내 수목 생육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비 4억 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국보와 보물이 있는 사적지에 심어진 수목들의 경관을 위해 문화재청에 긴급히 예산을 요청했다”며 “문화재청도 사업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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