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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람이 생각하는 전주정신 '꽃심'은…

원로·전문가·시민 머리 맞대 / 기록집 〈꽃심 전주〉 출간 / 도시 역사·문화유산 소개

▲ 소리꾼 목에 힘줄이 선명하게 돋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쉰 소리. 처절하게 요동치는 그 소리가 가슴을 파고든다. 고수의 북채가 긴장하며 허공에 멈춰 있는 사이, 우주는 멈춘다. 순간 “얼쑤” “그렇지” “암만”…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추임새로 소리꾼은 겨우 숨을 고른다. 소리꾼의 소리와 청중의 추임새가 서로 통하며 만나는 순간. 흥이 차오른다. 추임새는 판소리의 꽃이다.(꽃심 전주, 95쪽)

도시의 정신을 찾는 것은 도시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자, 도시의 시민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다. 전주시가 전주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시는 지역 원로와 전문가,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 지난해 ‘한국의 꽃심, 전주’라는 전주정신을 선포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출간한 기록집 <꽃심 전주> (글 최기우·사진 김내성)는 오늘의 전주를 만든 정신 ‘꽃심’, ‘대동’, ‘풍류’, ‘올곧음 ’, ‘창신’에 대해 학술적인 정의는 물론 중학생·시민이 그들의 시각에서 이해한 ‘전주정신’을 단어연상을 통해 설명한 것이다. 또 전주정신이 이어지고 있는 도시의 역사·문화유산을 소개한다.

 

‘봄바람-나비-꽃의 심장-진심-새싹-씨앗-비빔밥…’ (전주 중학생들이 떠올린 ‘꽃심’)

 

학생들이 ‘꽃심’을 보고 가장 많이 떠올린 단어는 봄이다. 나비와 벌, 활짝 핀 꽃과 꽃밭, 새싹, 봄바람 등 아름답고 향기로우며 밝은 것들이다. 중심이자 핵심이고, 심장이며 진심이었다. 차림새가 꽃이 활짝 핀 모양과 같아서 비빔밥을 생각하기도 했다. 성인들이 떠올린 연상 단어는 천년의 미소, 꽃 같은 마음, 인심 좋고 넉넉한 전주, 소녀 감성 등이었다.

 

학생들이 ‘꽃심’을 연상하기는 비교적 쉬웠지만 가장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단어는 ‘창신’이었다. 법고창신(법고창신)을 먼저 떠올린다면 연상이 쉬웠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창과 방패의 창, 창씨개명의 창, 창조주의 창, 창문의 창을 먼저 떠올리기도 했다.

 

비슷한 의미를 생각한 대부분은 창신을 ‘리셋(reset)’, 새로운 도전이자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여겼다. 봉건적인 조선을 근대적인 모습으로 변화시킨 갑오개혁, 조선을 창업한 이성계,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쓴 촛불집회 등을 제시했다.

 

오늘날 전주에서 ‘창신’의 삶이 이어진 인물을 찾아보자면 전북 연극의 개척자인 고(故) 박동화 극작가, 한국화의 르네상스를 꽃피운 고(故) 남천 송수남, 우리 혼을 복원한 고(故) 최명희 소설가, 드높은 장인정신을 보여준 고(故) 이기동·조석진 명장 등을 들 수 있다.

 

전통문화의 맥과 맞닿은 ‘풍류’정신은 단연 전주가 돋보인다. ‘풍류’는 판소리, 전주부채와 한지, 완판본 등에 깃들어 오늘날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세계소리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핸드메이드 시티’ 등으로 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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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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