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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사진과 명화 이야기'전] 패션, 명화를 입다

▲ 알라스 머트와 마커스 피고트-오필리아.

패션(Fashion)은 패션(Passion)이다. 즉 열정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VOGUE like a painting) 사진과 명화 이야기’전이 지난 6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125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가 엄선한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명품드레스 및 오브제, 환상적인 영상까지 제공한다.

 

‘보그를 루브르 박물관으로 만들어 봅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보그전은 미술사에 있어 시대를 상징하는 명화에서 받은 영감을 매력적인 사진으로 옮겨놓았다. 특히 바로크시대의 카라바조에서 시작해 마티스, 잭슨 폴락 등 현대작가까지 명화의 고전에서 받은 영감을 사진작가들이 보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명화를 재탄생시킨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세월을 거치면서도 살아남은 명화처럼 패션사진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존 에버렛 밀레이가 그린 풍경화 ‘오필리아’를 사진작가 머트 알라스와 마커스 피고트가 해석한 사진이 한눈에 들어왔다. 밀레이의 명화에는 은은한 갈색의 드레스를 입은 햄릿의 비극의 주인공 오필리아가 꽃을 들고 수초가 무성한 연못에 얼이 빠진 채 가로로 떠있다. 반면 사진에는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초록의 비현실적으로 커다란 잎사귀들 사이에 세로로 연못 바위에 어깨를 뉘이고 있다. 마치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잡고 주체적으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21세기 오필리아는 운명에 끌려가지 않고 선택하는 현대적 여성인가.

 

마티스의 추상화 ‘다발’에서 영감을 받은 사진작가 세실 비튼의 작품은 마티스처럼 색종이를 오려 장식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한 팔을 머리위로 올리고 다른 한 팔은 하얀 밀짚모자를 잡고 있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멀리 내려다보는 사진이다. 여인의 도도한 표정이 맘에 들고, 솟아오르는 생명력으로 충만한 원화를 재구성한 구도도 돋보인다.

 

최근 화제에 오른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이 나온 작품도 눈에 띄었다. 독특한 마스크의 소유자 틸다 스윈튼이 한옥의 대문에 기대어 흰색의 블라우스와 검정색 바지투피스를 입고 눈을 살짝 내려감은 사진도 모델만큼이나 독특했다.

 

명화, 사진, 패션, 사물, 인간, 자연…. 무엇을 보든 열정을 가지고 넓고 깊게 보는 안목을 키워야 본질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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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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