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탈북자 등 도민
남북정상회담 ‘희망 사항’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이산가족 맹일호 할아버지(82)는 들뜬 목소리로 “너무 고맙지, 참 잘했지”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동생과 어머니 등 가족을 북한에 남겨둔 채 아버지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온 맹 할아버지는 이산가족 1세대다.
“다시 만나는 건 꿈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는 맹 할아버지는 남북정상회담을 기다리며 “남과 북이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종전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민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일. 전쟁을 안 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탈북한 고장훈 씨(53·가명). 처음 남한으로 왔을 때 30대였지만 이제 50대를 훌쩍 넘은 나이가 됐다. 흔히 말하는 북한이탈주민, 탈북자로 살아온 시간이 고단하긴 하지만 “편히 살았다”고 회상했다. 고 씨는 “북에서 떠나올 때만 해도 굶는 사람도 많았고, 힘겹게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며 “모든 것이 분단으로 생긴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고 씨는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남과 북이 싸우지 않는 평화시대가 눈 앞에 펼쳐진 것 같다”며 “최우선으로 핵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을 선언하거나 핵 시설을 바로 폐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주 신흥고 3학년 박지환 군(19)은 “그동안 책과 뉴스로만 접하던 북한, 통일 문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신기하다”고 말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YMCA 100인회 활동을 해 온 박 군은 “남과 북이 분위기가 좋은 이 기회에 먼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분단국가였던 독일의 예를 보아도 하루빨리 ‘휴전’이 아닌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군은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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