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6일전 의뢰받아
일정 급박했지만 최선 다해
정상회담 참여 큰 영광이죠
‘남·북정상회담’으로 전국이 들썩였던 지난 27일. 여태명 서예가(원광대 교수)는 익산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회담 생중계 방송을 지켜봤다. 혹여 비밀이 새나갈까 제자와 단둘인 채였다.
오후 4시 20분께 여 서예가의 글씨가 새겨진 표지석이 공개됐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 뜨거운 덩어리가 가슴에서 울컥 나오는 것 같았다.
여 교수는 지난 21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청와대로부터 온 표지석 글씨 의뢰였다.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6일 앞둔 시점, 일정은 급박했다.
“하루 만에 완성물을 보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됐죠. 현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평화의 길로 가는 남·북정상회담에 작지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지 않습니까.”
붓을 쥐면서도 연신 두근거리고 뿌듯했던 작업과정은 ‘일필휘지’였다. 세 가지 예시안을 단숨에 썼다.
“민체 연구가로서 내심 민체가 됐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는데, 실제로 채택돼서 매우 기뻤습니다. 선택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자유롭고 개성 있는 민중의 삶이 표현된 글씨체이기에 국민의 염원이 모아진 글씨라고도 할 수 있어 더욱 맘에 듭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남·북한 주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맞잡았던 그 자리에 서고 싶을 것 같다”며 “하루빨리 남·북 주민들이 방문할 수 있게 돼 글씨가 주는 기운과 희망, 오늘의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기운들이 모아져 희망·평화의 통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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