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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일수록 온정의 손길 더 절실하다

전주 노송동에 올해도‘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가 이어졌다.‘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7일 노송동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 5020만1950원을 놓고 갔다. 19년째 이어진 선행이다. 그가 2000년부터 올해까지 기부한 금액이 총 6억834만660원에 이른다.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적지 않은 돈을 익명으로 기부해온‘얼굴 없는 천사’와 같은 기부자들의 선행은 또 있다. 완주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58만원의 동전이 든 비닐봉투를 면사무소에 맡겼다. 80대 기초수급자 할머니는 평생 모은 돈 2000만원을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세밑 한파를 녹이는 훈훈한 온정의 손길들이다.

그러나 올 전반적인‘기부 온정’은 예전만 못하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설치한‘사랑의 온도탑’은 55.5도다. 지난해 65도보다 10도가량 낮은 수치다. 목표 모금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르는데, 올 목표액 75억원에 훨씬 미달한 41억5900만원에 머물렀다. 모금액 중 개인 기부액은 27억6000만원이며, 기업 기부액은 13억9000만원이다. 기업기부가 저조한 상황에서 개인기부가 그나마 온도를 높인 셈이다.

전주 객사·한옥마을 등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구세군 자선냄비 전북지역 모금액도 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전주연탄은행이 지난 한 달간 모금한 연탄은 40만장으로, 지난해보다 10만장이나 줄었다. 연탄기부를 받아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 8000여 가구에게 한파일 수밖에 없다.

올 세밑 온정의 손길이 준 데는 얼어붙은 경제상황 탓이 큰 것 같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지역경제가 휘청거렸고, 자영업자들이 기를 펴지 못하면서 기부 문화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모금단체에 대한 신뢰 상실도 한몫했다.‘어금니 아빠사건’등 기부금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기부금 사용에 대한 투명성이 문제되면서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노숙인 등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여전히 많다. 기부 문화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세밑 온정마저 없다면 이런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경제사정이 어려울수록 이웃을 챙기는 게 우리의 미덕이며 저력이지 않던가. 개인의 작은 온정이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이 된다. 사랑의 온도탑을 높이는 데 개개인의 동참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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