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19:01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 간송이 지켜낸 우리 문화재들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국보 68호', 12세기 중엽, 높이 42.1cm, 몸통 지름 24.5cm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국보 68호', 12세기 중엽, 높이 42.1cm, 몸통 지름 24.5cm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이 서울 동대문디자인 플라자(DDP) 디자인박물관에서 3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선생이 보물과 국보를 지켜내기 위해 보낸 시간 속 사건들과 교육자로 헌신한 간송의 소장품들이 함께 펼쳐진다. 국보 6점, 보물 8점, 고려청자, 조선백자, 추사의 글씨, 겸재의 그림,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뻔했던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자청화철재초충난국문병’ 등이 전시된다.

간송 전형필은 1906년 서울의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1926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29년에 와세다 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그 후 전형필은 평생의 스승 독립운동가 오세창의 “동서고금에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고,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문화재를 감식하는 눈을 기르게 된다. 당대 일류 서화가와 문사들과 교유한 일도 문화, 예술 방면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겸재 정선의 그림 ‘인곡유거’를 필두로 본격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는데 헌신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거금을 지불하고 찾아온다.

전시공간은 5개로 나뉘어있다. 첫 번째 ‘알리다’공간은 지난 5년간 DDP에서 전시된, 디지털화된 주요 유물 15점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전하다’에는 민족사학 보성학교를 구해준 간송의 교육자적 면모를 보여준다. 세 번째 ‘모으다’에서는 최초의 사립박물관 보화각(간송미술관 전신)을 통해 고려청자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의 실물과 수장 비화를 볼 수 있다. 또한 친일파의 불쏘시개가 될 뻔했던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과 그 수장한 과정도 알 수 있다. 네 번째 ‘지키다’에서는 합법적 문화재 반출구였던 경성미술구락부를 통해 지켜낸 대표 유물 ‘배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예서대련’, 추사의 ‘침계’ 외 14점을 보여준다. 마지막 ‘되찾다’는 일본 주재 영국인 변호사 존 개스비의 20년에 걸친 컬렉션을 일본으로 건너가 인수한 이야기와 우아한 비취빛 고려청자 12점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보 68호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의 ‘천하제일’의 비색과 청자의 어깨에서 굽까지 내려오는 그 유려한 곡선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진정 기뻤다. 귀한 것을 귀하게 보는 눈은 얼마나 귀한가. 우리역사에 특히 일제가 우리 문화유산을 수탈해가는 데 혈안이 되었을 때 간송이 존재한 일은 얼마나 다행이고 귀한 일인가. 하늘이 낸 만석꾼 간송의 재력과 숭고한 정신, 뛰어난 심미안, 담대한 배짱과 확고한 의지가 하나가 되어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뻔했던 보석과 같은 우리 문화재를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유진 bom@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