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태극기 물결로 가득 채워
양손에는 태극기와 한반도 들고 흔들어
통일에 대한 열망도 함께 표현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전주에서 100년 전 그날처럼 태극기가 펄럭였다.
지난 9일 오후 전주 완산구에 위치한 신흥고등학교 운동장. 5000명의 군중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들었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하얀저고리를 입었다.
참가자들 또한 100년 전의 그날과 닮았다. 신흥중·고등학교, 기전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했고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종교인들이 주축이 됐다. 100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 경찰과 헌병대의 탄압이 아닌 군·경의 보호를 받았다.
육군 35사단 군악대를 필두로 신흥고에서 출발한 시민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불렀다. 군용차를 타고다니며 긴 대열을 이끈 한 사회자는 “일본은 아직도 제국주의의 만행을 반성하기는커녕 부활을 꾀하고 있다”며 “우리가 힘을 합해 일본의 야욕을 막아내고 반성또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승욱(17·신흥고 1년)군은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태어나 선조들의 만세운동을 재연해 나의 애국심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다”면서 “전주의 만세운동은 신흥학교 선배들이 주도하고 주축이 된 운동이다. 후배로서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재현 행사는 또 다른 슬로건이 있었다. ‘통일’이었다. ‘독립의 함성에서 평화와 통일로’라는 슬로건에 맞게 참가자들의 양손에는 태극기와 한반도기가 들려있었다.
신흥고와 기전여고 학생들의 개성 있는 몸짓과 연기로 꾸며진 플래시몹도 눈길을 끌었다. 관통로 사거리에서 약 5분간 진행된 플래시몹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호응을 해주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행사 주 무대인 풍남문에서는 독립영웅의 이야기를 판소리를 연출한 시립국악단의 공연이 열렸다.
이후 ‘전주 미래 100년 선포식’에서는 종계와 학생 대표 등이 평화와 통일로 가자는 메시지를 담아 전주평화선언문도 낭독했다. 행사는 독립유공자 김점쇠 후손인 김남규씨의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 땅의 독립을 이끈 3·1운동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 존경의 뜻을 전한다”며 “오늘을 계기고 번영과 평화통일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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