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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프로파일러 "내가 악마가 되어야 피의자 입장 생각할 수 있어"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내가 악마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피의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박주호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프로파일러(경위·47)의 말이다.

박 경위는 원래 군인이었다. 해군본부 수사단에서 14년간 군과 관련된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 한 구석에는 경찰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04년 미국 ‘FBI 심리분석관’이란 책을 통해 프로파일러의 꿈을 가지게 됐다.

그는 “책은 연쇄살인마와의 심리전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검거하는 내용이었다”면서 “처음 책을 접할 때 충격 그 자체었고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중 전국에 공포와 충격을 안겨준 정남규 연쇄살인 사건이 터진 후 경찰청 범죄행동분석 2기(프로파일러) 특채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경찰 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죄성향을 분석했지만 오차범위가 컸다. 학문적 지식은 있었지만 실전경험이 부족해서다. 그러다 보니 박 경위의 분석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형사들과의 마찰도 있었다.

박 경위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많은 사건을 현장에서 보고 추론하며 사건을 해결하다보니 오차범위가 줄어들었다”면서 “지금은 형사들이 많은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는 일반 사건과 다르게 엽기살인 현장을 주로 접하고 살인피의자를 만나 장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범행수법을 직·간접적으로 듣는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프로파일러는 “악마를 상대하면서 내가 악마로 변하기도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최근 종영한 TV드라마 ‘시그널’ 출연진에게 역할 설정과 관련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 촬영 당시 프로파일러 역을 맡은 이제훈씨가 평상시 프로파일러가 일반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 등을 많이 물어봤다”면서 “연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프로파일러의 고충을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했다.

박 경위는 “나는 늦은 나이인 37세에 경찰이 됐지만 지난 12년간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면서 “꿈을 꿨다면 그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정진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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