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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법을 잃어버린 정치에게

김현두 여행작가
김현두 여행작가

결국 청년이 사는 지방을 만들고, 청소년과 노년에 이르기까지 조화롭게 살아가는 전북을 만들어 내는 일은 정치적인 노력도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청년으로서 살면서 느낀 내 고장의 정치를 이야기하고자합니다. 지방의 작은 소·도읍으로 갈수록 토호세력은 더욱 깊숙이 지역의 정치와 경제 전반에 걸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 십 년 새만금을 팔아서 사는 정치인들과 선거 전에는 ‘싹 바꾸겠습니다’ 아우성치던 이들이 자기가 바뀌기는 것을 더 많이 봅니다. 최근에는 다문화가정을 향해 ‘잡종’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우리 전북 행정을 이끄는 수장이라는 것이 정말 안타까워서요.

얼마 전 제가 사는 지역에서도 현직군수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습니다. 고향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던 저에게 깊은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에게 사과 하는 어른들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몸담던 거대정당도 지역의 어떤 어른도 우리들에게 사과 하는 사람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불운의 정치인은 거대정당 소속입니다. 그런데 도당이나 중앙당은 그저 침묵합니다. 아직도 그들에게는 후보군들이 많기 때문일까요? 자기반성이나 군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나요.

벌써 보궐선거에만 시선이 가는 지역의 어른들을 보면서 저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답니다. 내 고향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 온 우리들에게 누구도 지금의 현실을 말해주는 이가 없습니다. 이번만이 아니었습니다. 지역의 현안과 큰 문제들이 불거 질 때 마다 진실을 밝히지도 바로 잡으려 하는 어른들이 없었습니다. 요리조리 눈치만 보던 이들이 이제는 고장의 일꾼이 되겠다. 합니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그들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들은 선거 때만 되면 늘 ‘세상을 바꾸겠다.’말 합니다. 그 치열한 싸움을 위해서 평생 고향을 떠나 엘리트 집단에서 살아 온 이들이 고향으로 회귀하는 것을 봅니다. 마치 바다와 강을 오가며 사는 연어들처럼 말이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엘리트 집단이라는 것이 그들이 누려온 오랜 부귀영화를 더 지속하려는 수단이 정치는 아닐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혐오스러운 것 또한 정치이죠.

이곳에서 태어난 것이 중요합니까? 아니면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중요할까요? 뭐 둘 다 중요하긴 하겠죠. 앞에서 잠시 말 한 연어는 산란기가 다가오면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고,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수컷은 곧 죽고 부화한 새끼는 이듬해 바다로 내려갑니다. 정치인과 연어는 둘 다 회귀 본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회귀하기 위한 목적에는 차이가 있어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연어는 자신의 출산을 위해 목숨을 바쳐 회귀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후대에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이죠. 권력도 정치도 할 줄 모르는 그런 연어들에게 우리들이 배워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희생’입니다. 미래의 세대를 위한 희생 말이죠. 누군가의 아픔과 상처 앞에서 침묵 했던 이들이 권력을 가진 이가 된다고 해서 소외되고 아픈 젊은 청년세대들이나 우리의 가족들을 위해 함께 싸워주는 것은 아닙니다. 내 고장의 그릇된 현안과 큰 문제나 사건들이 등장할 때 마다 침묵했던 정당이나 정치인들에게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진안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사과 하는 법을 잃어버린 그 어른들에게 말이죠.

/김현두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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