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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논설위원이 만난 사람] 3. 대한태권도협회 최창신 회장 "전북 문화예술, 무주 태권도원과 접목…찾고 싶은 곳 만들어야"

태권도 대중화 거스를 수 없는 과제...우선 재미있게 만들어 관중 끌어들여야
무주 태권도원 교통애로 해소 역점 둬야
전북의 탁월한 문화 예술적 가치 태권도와 접목하는 고민, 노력, 정책도 필요

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이 무주 태권도원과 관련해 전북과 태권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이 무주 태권도원과 관련해 전북과 태권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태권도의 세계화·대중화가 화두로 떠올랐다.K-Pop이 칼 군무, 미소년 등의 공식으로 해외에 많이 알려진 것처럼, 현재까지 태권도 하면, 품새나 올림픽경기 정식종목 등 외연적인 모습의 태권도가 많이 강조됐는데 국제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엄청난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태권도인들의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을 품고있는 전북은 지난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성공리에 치르는 등 이룬 성과도 크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 인구는 8000만 명 이상이 넘는다. 또한 세계태권도연맹(WTF)에는 200개가 넘은 국가가 가맹돼 있어 글로벌 무예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많다. 우선 재미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1년 365일 국내 어디에선가 거의 매일 태권도대회가 열리고 있으나 일반인들의 눈을 확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태권도 세계화는 어쩌면 단순히 체육인 몇명의 관심사가 아닌 국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전 세계를 달구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다.

약 6년 전 2013년 6월, 한국에서 7인조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데뷔를 했다. 누구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지금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단순한 7인조 보이그룹이 아닌,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글 그룹명 방탄소년단 보다는 영문그룹명 ‘BTS’가 더 자연스럽다.

지난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 4개 단체와 함께 ‘태권도 미래 발전전략과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비전으로는 ‘태권도로 열어가는 건강한 세상, 행복한 대한민국’을 설정하고, 정책목표로 태권도 저변 확대, 태권도 산업생태계 조성, 태권도의 위상과 정체성 확립, 태권도 글로벌 리더십 강화, 태권도 지원체계 혁신 등을 표방했다. 이를 이루려면 태권도인들 뿐 아니라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보다 면밀하게 준비하고 추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런가운데 때마침 도내에서 열린 태권도대회 참관차 전주를 방문한 익산 출신 최창신(74) 대한태권도협회장과 두시간 남짓 인터뷰를 했다. 지난 16일 전주에서 만난 최 회장으로부터 태권도 관련 각종 현안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무주 태권도원에서 8월 31일부터 ‘2019 태권도 문화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태권도진흥재단은 이번 페스티벌을 ‘태권 레볼루션’, ‘태권 배틀 킥 잇’, ‘킹 오브 더 팀’ 세 부문으로 개최하는데요, 태권도가 이젠 단순히 겨루기나 격파에 그치지 않는 것 같애요.

“맞습니다. 각종 대회를 참관하면서 많은 태권도인들로부터 듣는 얘기가 재미가 없다는 겁니다. 스릴과 박진감이 넘치고 뭐 좀 볼만하게 만들어줄 수 없느냐는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태권도 문화 페스티벌은 발레, 사물놀이, 비보잉, 체조 등 다양한 분야와 태권도를 결합한 형태의 공연 및 작품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특이하죠. 또한 연속 공중회전과 서커스에 가까운 발차기 기술들이 결합한 태권도 고난도 트릭킹 기술 경연 등도 볼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격파는 청중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대회마다 컨셉이 다른데요, 보고 싶은 축제형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태권도 수련생이나 도장은 물론, 일반인들의 참여폭이 커지면 좋겠습니다. 지난 13일부터 4일간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주오픈국제태권대회’의 경우 2400여 명의 태권 고수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루기도 했습니다. 품새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대회를 통해 태권도 대중화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세계태권도인들의 메카라고 하는 무주 태권도원은 전북 도민들의 큰 자랑인데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요.

“태권도원(跆拳道園)은 2014년 4월 무주 설천에 개관한 태권도의 체험 및 수련과 연구를 위한 태권도 관련 시설인데 재단법인 태권도진흥재단이 운영하지 않습니까. 2013년 8월 준공됐는데 도전의 장인 체험공간, 도약의 장인 수련공간, 도달의 장인 상징공간 등의 3개의 주요 주제 공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이사장께서 잘 운영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문제는 태권도원의 역할을 정확히 정립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태권도원은 호텔도 아니고, 경기장만도 아닙니다. 경기장과 연수를 겸한다고 할까요. 교통애로 해소를 하지 않는 한 안됩니다. 태권도인들은 물론, 전북 도지사를 비롯한 지역 리더들이 모두 청소하는 심정으로 태권도원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만 합니다. 전주와 태권도원을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고민도 필요합니다. ”

△크고작은 대회가 전국적으로 많이 열리는데 상대적으로 전북이 태권도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태권도가 재미있고 또 한편으론 마케팅에도 눈을 떠야 합니다. 지금하는 형식의 대회는 1000개를 해도 큰 이목을 끌지 못합니다. 형식을 과감하게 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무관심했던 전주 한옥마을이 어느날 대박났는데 거기에서 힌트를 얻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전북은 태권도에 관한 한 최고의 선진지였습니다. 1963년도 태권도 국가대표 제도가 처음 생겼는데 이승완, 황대진, 유기대, 유형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이 모두 전북 출신 태권도인입니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하죠. 그런데 이젠 시대가 변했고, 전북의 위상도 많이 약화된게 사실입니다.

문화와 예술을 태권도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쪽에선 국기원의 전북이전을 이야기하는데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전주나 무주가 찾고싶은 곳이 돼야 합니다. 만일 태권도와 어떤 것을 접목시킨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전국단위 경기단체장 중 전북 출신으로 가장 돋보이는데 태권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고향이 익산인데요, 전주 중앙초, 전주 북중을 거쳐 경기고에 진학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황등역장을 지내셨고, 아버지(최도철)는 전주고 교장을 지내셨습니다. 저는 전주북중 2학년때 핸드볼을 했는데 그게 결국 체육계와 깊은 인연으로 연결 됐습니다. 경기고 시절 태권도에 심취해 무척 열심히 했구요, 고려대 영문과에 다닐때는 전국단위 신인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일본에도 다녀온 태권도 선수 출신입니다.(웃음) 서울신문사 기자로 12년간 활동했구요, 86 아시안게임, 88올림픽을 앞두고 1982년 체육부가 신설됐는데 당시 노태우장관때 저는 국장급인 공보관으로 관료의 길을 걷게됐습니다.체육부 대변인·지도국장, 문화체육부 차관보를 거친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02 한-일월드컵 사무총장, 대한체육회 이사, 태권도신문 고문, 국기원 이사, 서울FC유나이티드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올림픽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뛰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정말 제 삶의 궤적에서 정말 바쁘고 보람된 나날이었습니다.

문체부 차관보 등을 거친뒤 꿈에도 그리던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을 맡게됐습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확고하게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월드컵때 “대회가 끝나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축구장 10개가 한국에 있게 될 것이다”고 제가 호언장담을 했는데요,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문화예술의 도시 이미지를 잘 형상화했는데요, 한가지 아쉬움은 당초 우려했던대로 주차장이 잘못된게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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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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