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별

두메산골 밤하늘은 숨차게 초롱 했습니다. 깨금발을 디뎌도 잡힐 듯 잡히지 않았습니다. 어서 빨리 장대처럼 자라기를 소원했습니다. 별을 따서 가슴에 달고 싶었습니다.

암만 기다려도 고참 초병은 오지 않았지요. 하릴없이 별을 셌습니다. 어깨에 메고 있던 소총 끝에 일등병 계급장 속 작대기 두 개를 이어 붙여도 어림없었습니다. 손가락이 열 개뿐이라는 걸 안 것도 그 밤이었습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운동주 <별 헤는 밤> )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흐리지 않아도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반짝반짝 밝은(晶) 빛을 내던(生) 별(?)이 사라졌습니다. 내 눈이 어두워진 탓만은 아닙니다, 이미 재바른 누군가 다 따간 것이 분명합니다. 북두칠성 그 큰 국자로 술 떠 마신 밤이 많았으나, 아니다 아니다 빗금을 그으며 사라지는 별똥별 두엇 보았을 뿐입니다.

사라진 새벽잠에 일찍 눈 뜬 어느 아침, 짓밟히는 길바닥의 수많은 별을 보았습니다. 간밤에 다녀간 내 꿈의 잔해입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50∼60%' 또는 '53∼60%'로

군산군산시, 체납차량 야간 영치 단속 실시···고질·상습 체납 17대 적발

군산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 ‘새창이다리’ 존폐기로

전시·공연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부안김양원 부안발전포럼 대표, 22일 「통쾌한 반란,함께 만드는 내일」 출판기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