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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양지마을, 도내 첫 ‘코호트 격리’

하루 사이 코로나19 확진자 9명 발생
전북 133번 이후 ‘가족 간 조용한 전파’ 확산
140번 확진자(친정오빠), 최초 감염자로 추정
마을 주민 접촉 금지·마을 밖 이동 금지 조치

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가 실시된 가운데 6일 정읍시보건소는 현장진료소를 설치하고 마을주민 전체를 검사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가 실시된 가운데 6일 정읍시보건소는 현장진료소를 설치하고 마을주민 전체를 검사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추석 연휴 이후 가장 우려됐던 코로나19 ‘조용한 전파’가 확산되면서 전북 도내 한 마을 전체가 외부와 격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6일 전북도와 정읍시는 하루 사이 9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에 대해 ‘코호트 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보건당국 역학조사 과정에서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133번 환자에 의해 일가족 7명이 집단 감염됐고, 이들 가족과 접촉한 마을 주민이 다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마을 전체가 n차 감염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마을 주민 다수가 이미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가피하게 32세대 75명이 거주하는 양지마을에 대해 14일 동안 마을 밖 이동 제한과 이웃 접촉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한 마을이 코호트 격리된 것은 전북 도내에서는 첫 사례이며,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순창 장덕마을 이후 5년 만이다.

전북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해당 마을에서는 지난 5일 마을에서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133번을 포함한 9명이 이틀 사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석 연휴 기간 133번 확진자가 접촉한 자녀 4명(136~139번)과 시부모(134·135번), 친정 오빠(140번) 등 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6일 오전에는 시어머니(135번)와 마을회관 정자에서 대화를 나눈 70대 여성(143번)에게도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당시 만남에는 143번 확진자를 제외한 주민 7명도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동네 주민들의 추가 확진자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북도 보건당국은 당초 133번 확진자를 일가족 감염의 최초 감염자로 추정했지만, 역학조사와 CT값 분석 등을 통해 133번 확진자의 친정 오빠인 140번 확진자를 최초 감염자로 추정하고 있다. 140번 확진자는 지난 8월부터 2개월 동안 서울에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동생인 133번 확진자와는 1일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140번 확진자가 확진 일자는 늦지만, 동선 및 검사 결과(CT값)를 고려하면 133번의 감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동네 주민들의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보건당국은 정우면 양지마을에 대해 사실상 폐쇄에 준하는 이동 제한 조치를 내렸다. 보건당국은 현재 양지마을회관에 임시 진료소를 설치하고 주민 전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 결과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추가 확산 저지를 위해 6일부터 2주 동안 조치가 유지돼며, 통제 기간 동안 주민은 집 밖으로 나올 수는 있지만, 주민 간 접촉은 제한받게 된다. 마을 통제 기간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생활필수품을 제공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재 자가격리 중인 밀접 접촉자가 많은 만큼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향후 마을 주민들의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일수록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수칙이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는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 등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로, 이번 사례에서는 해당 마을에 대한 조치로 이뤄졌다. 이처럼 사실상 마을이 전면 봉쇄된 조치는 지난 2015년 6월 순창군 순창읍 장덕마을에서 70대 노인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아 마을 출입이 전면 봉쇄된 이후 도내에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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