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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만나지 못하고, 눈물 겨운 이산가족

올해 코로나19 여파 화상상봉 추진됐지만 무산… “생사라도 확인했으면”

30일 변복순 할머니가 6.25 전쟁으로 헤어진 남편 황의영 씨(당시 24살)를 그리워하며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조현욱 기자
30일 변복순 할머니가 6.25 전쟁으로 헤어진 남편 황의영 씨(당시 24살)를 그리워하며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조현욱 기자

“올해는 만날 수 있을까, 생사라도 알 수 있을까 했는데 어느새 또다시 1년이 훌쩍 지나갔네요.”

남원이 고향인 변복순 씨(88)는 지난 1950년 꽃다운 나이 18살, 중매로 만난 남편 황의영 씨(당시 24살)와 행복한 신혼을 꿈꿨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발발한 6·25 전쟁으로 혼인 신고조차 못 하고 한 달 남짓의 신혼생활을 끝내야 했다. 남편과 생이별한 변복순 씨는 그렇게 60년 넘게 홀로 지내고 있다.

현재 전주에서 사는 변복순 씨는 그래도 매일같이 남편이 살아있지 않겠느냐는 실낱갈은 희망을 품은 채 하루하루 만나게 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생사만이라도 알게 됐으면…. 좋은 일,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남편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변복순 씨의 마지막 바람은 남편의 생사라도 확인하는 것. 하지만 남편과 헤어지고 6여 년 뒤, 적십자를 통해 남편이 포로수용소에 있었다는 기록을 확인한 게 전부다.

30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생존자는 862명이다.

고령화에 따라 생존자 수는 지난 2017년 1008명, 2018년 973명, 2019년 915명 등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북한에 있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이산가족이 늘고 있는 셈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1985년 9월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을 시작으로 그해 8월 금강산에서 이뤄진 게 마지막이다. 당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는 전북지역 생존자들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추석을 맞아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상임이사는 “남한에 대한 북한의 불신으로 분단 희생자들이 안타까운 시점을 맞고 있다”며 “정부가 이산가족을 위해 화상전화 확대와 서신 왕래 등 제도적인 방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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