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보·채용절차 안내는 커녕 화상 면접도 없어 구직자들 불만 커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하 전북중기청)이 운영하고 있는 ‘전북 상반기 온라인 취업박람회’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정보나 업무에 대한 안내조차 없어 단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구직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 1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번 박람회는 전북중기청과 완주군일자리종합센터, 도내 대학 4곳 등 7개 기관이 공동 주최해 한 컨설팅 업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 88개사가 참여했으며 100여 개의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목표다.
그동안 취업박람회는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취업박람회의 문제점과 함께 위탁 운영을 맡긴 전북중기청의 관리감독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부분 기업이 기업정보라든지 업무에 대한 정보를 명시하지 않고 있는데다 기업의 급여·수당, 지원제도, 휴가 등 복리후생을 게재한 기업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또 일부 업체들은 전형절차를 안내하기는커녕 연봉 3000원 등 황당한 금액 단위를 표기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박람회에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기업은 단 4곳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달리 온라인 방식에서 기업과 구직자의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화상 면접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박람회 포스터를 통해 쌍방향 화상으로 기업과 구직자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당연히 구직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전주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이채영 씨(23)는 “구직자를 채용하고 싶다면 설명회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 박람회를 보니 사람들이 왜 중소기업에 안 가려고 하는지 알 거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이은지 씨(23)도 “아무리 온라인 방식이지만 소통 창구도 없어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며 “취업박람회를 통해 직장인을 채용하겠다는 건지 단순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겠다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기업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화상 면접이 없어 지원자들을 실질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서류만으로 평가해서는 제대로 된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솔직히 박람회가 직원 채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서류만으로는 누굴 뽑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참여했을 뿐이다”며 박람회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전북중기청 관계자는 “작년에 화상 면접을 진행했지만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올해는 하지 않고 있다”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위탁 업체에 안내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