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장
낮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봄은 언제 왔나 싶게 서둘러 무더운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날씨도 변덕스러워져 수시로 비가 쏟아진다. 비는 미세먼지를 걷어 내고 농작물에 단비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운전자들에게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장마철은 앞당겨지고 있고 예측할 수 없는 국지적인 호우가 빈번하다. 빗길 운전이 잦아질 시기가 온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겨울철 빙판길의 위험성은 자각하면서 빗길 운전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다가올 장마철과 우천 시 안전운전을 위한 요령을 살펴보자.
빗길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다. 비가 내리는 흐린 날에는 낮에도 어두울 때가 많다. 게다가 거센 빗줄기까지 더해지면 더욱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주행 시 반드시 전조등을 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전조등을 켜는 것은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함도 있지만, 다른 차량의 운전자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기 위함도 있다. 낮에도 전조등과 안개등을 켜고 방어운전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가 내리는 날은 맑은 날보다 시야가 좁아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또 미끄러짐으로 인한 추돌 사고가 평소보다 약 1.5~2배 정도 많아지기 때문에 속도를 20%정도 감속하여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급제동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빗길에서의 급제동은 수막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수막현상이란 비에 젖은 노면을 고속으로 달릴 때 타이어가 노면과 붙지 않은 상태로 주행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 경우 순간적으로 핸들 조작이 어려워지고 제동력을 상실해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운전 중 수막현상이 발생하여 미끄러지는 경우 운전자들은 당황하여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조작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원심력에 의해 차체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이럴 경우 엑셀에서 발을 떼어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해 속도를 낮춰주고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에 걸쳐 가볍게 밟아주면 타이어가 자연스럽게 회복되어 사고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 수막현상은 타이어의 마모가 심할수록 쉽게 발생하므로 수시로 타이어를 점검하고 적정 공기압을 유지해야 한다.
전방의 차량뿐 아니라 옆 차선 차량과의 안전거리도 중요하다.
옆 차선을 달리는 차량의 빗물이 내 차 앞 유리창으로 튀어 순간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무리하게 핸들을 조작하기 보다는 침착하게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늦춰 다시 시야를 확보해야한다.
빗길 운전 시 시야 확보에 필수적인 장치가 바로 와이퍼다.
빗물을 닦아내는 역할을 하므로 와이퍼 블레이드 부분이 노후 되면 빗물을 제대로 닦아낼 수 없으므로 와이퍼 노후도와 작동상태를 미리 점검해주는 것이 좋다. 와이퍼를 작동해도 창문이 깨끗해지지 않는다면 유리표면에 유막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유막은 도로의 먼지나 벌레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차량 앞 유리에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물에 잘 씻기지 않아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세정제 등으로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뉴스에 교통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다. 차량 정체 등을 예상해 조급해지는 마음을 환기시켜 여유를 갖고 조금만 신경 써 운전한다면 나와 타인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김주성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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