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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8기 1학기 11강] 생각의 차이, 돈 벌어주는 디자인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 당시 경기장에서의 함성을 기억하십니까? 하지만 그때 지어진 수많은 경기장 중 지금도 사람이 붐비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대회 후 소통에 대한 고려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지난 3일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린 리더스아카데미 제8기 1학기 11강에 나선 안장원 ㈜이음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생각의 차이, 돈 벌어주는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전주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국내 수많은 경기장이 지어졌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경기장은 막대한 관리비와 운영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 계획 단계부터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에는 소통이 부재한 건축물이 많다는 게 안장원 대표의 주장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14년 문을 연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를 예로 들며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동대문 DDP가 지어질 당시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가는 패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동대문 DDP의 성공은 동대문 지역이 지닌 역사적·문화적·사회적·경제적 토대 위에 새 미래적 가치와 비전을 더한 동대문의 새 풍경을 담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대문 DDP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이른 새벽부터 밤이 저물 때까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그 결과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이뤄진 특유의 건축 언어로 자연물과 인공물이 이음새 없이 이어지는 공간이 탄생했다.

안 대표는 “동대문 DDP는 시간대별 인구 이동을 파악해 건물의 어느 구역에 슬럼화가 오게 될 것인지, 또 어느 부분의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지 등의 시뮬레이션이 진행됐다”며 디자인과 주변 환경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처럼 작은 생각의 차이가 사람을 끌어들이게 하고, 더 나아가 부를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 일반 건물과 다를 게 없는 평범한 건물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을 불러오고 건물에 가치를 더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건물이 들어선 동네 역사 등을 사진에 담아 외부에 설치했더니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안 대표는 이런 사례를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작은 생각의 차이에 대한 중요성을 더해갔다.

삼성은 1938년 삼성상회를 운영하면서 ‘별표국수’란 상표를 처음 사용했다. 이후 1960년대 삼성전자를 설립하면서 영문 로고가 탄생했으며, 별도로 한자 로고도 도입했다. 그러다 1993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란색 타원형 마크와 영문 로고가 사용됐다. 당시와 지금의 로고를 비교하자면 큰 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삼성은 자간과 형태를 미세하게 수정해 왔다. 이를 통해 삼성은 문화적, 예술적, 감성적 부분을 기업 이미지에 주입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게 안 대표의 주장이다.

안 대표의 말대로 올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전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영국 컨설팅 전문업체 브랜드파이낸스 발표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026억 2300만 달러(약 113조 3676억 원)로 집계됐다.

이처럼 작은 생각의 차이로 시작된 디자인이 가치를 창출한다. 쉽게 말해 돈을 벌어주는 디자인은 아주 사소한 생각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안 대표는 “수많은 전략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작은 생각의 차이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조언을 끝으로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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