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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4년…인구이탈·상권침체 여전

대규모 인구 이탈·지역 상권 초토화 ‘고통 여전’
주민들 “활기찬 모습 그리워, 재가동 절실”목소리

굳게 닫혀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굳게 닫혀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2017년 7월 1일,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이하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멈췄다.

지역사회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100만 서명운동과 1인 시위·범도민 결의대회 등 수 많은 노력을 펼쳤지만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게도 가동중단이라는 최후의 통첩이었다.

당시 기대해도 좋다던 새 정부도 경제논리를 앞세운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결정을 막지 못했다.

이후 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정상화를 바라는 지역민의 염원은 여전히 ‘허공의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이후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폐업하거나 경영위기에 내몰렸으며, 직장을 잃은 수많은 근로자들은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인근 상인들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군산조선소가 남긴 상처는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아물지 않은 듯 했다.

이 같은 참담함을 대변하듯 30일 찾은 군산군장산단 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그야말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곳이 가동 중단된 후 해가 네 번이나 바뀌었지만, 어디에서도 재가동에 대한 움직임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수많은 차량들이 바쁘게 오고 갔을 도로가는 텅텅 비워있었고, 조선소 정문은 그 누구의 출입도 허용하지 않은 채 굳게 닫혀 있었다.

특히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던 도크는 벽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고, 단지 115m 높이의 웅장한 골리앗 크레인만이 덩치 값을 못하고 초라하게 세워져 있었을 뿐이었다.

4년 전 군산조선소에서 건조된 마지막 선박 ‘이글라이언 호’가 떠난 후 더 이상 대형선박을 볼 수 없게 됐다.

“과거 군산에 굴지의 대기업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모두가)얼마나 기뻐했습니까. 이렇게 허무하게 문을 닫을 줄을 몰랐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지금도 허탈하고 침통하기만 합니다.”

군산조선소 일대에 만난 한 주민의 말에서 이곳이 가동중단 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군산조선소 관련 쇼크는 지역 전체로 번지면서 경제 지표들마다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군산 인구의 경우,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은 지난 2017년(27만7551명)과 비교하면 현재 1만명 이상 (5월 기준 26만 6345명)감소했다.

또한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실직자는 1만 명 이상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는 85개에서 15여개로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여파로 군산 고용률과 실업률·소규모 상가 공실률 등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다.

군산조선소는 전북 수출의 8.9%, 제조업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지역 핵심 산업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컸다.

이런 가운데 조선관련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인근 오식도동 상가나 식당·원룸 등은 지금도 참혹한 상황을 맞고 있다.

오식도동의 한 업주는 “조선업이 붕괴되면서 군산의 비극은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 많던 사람들이 떠났고 이곳 지역도 초토화됐다. 재가동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업주의 하소연처럼 지금도 군산조선소 주변 건물이나 원룸에는 ‘임대’ 또는 ‘매매’가 써있는 현수막이 수두룩했다.

그럼에도 군산조선소에 대한 재가동은 오리무중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이마저도 기약이 없는 게 오늘날 군산 조선업의 현주소다.

한편 소룡동 180만㎡ 부지에 1조 20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군산조선소는 선박 4척을 한 번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t급 도크 1기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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