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재 선생은 가람 이병기(1891~1868년) 선생으로부터 시조를 배워 시조를 종교처럼 여기고 시조만을 쓰는 외길문학 인생을 사셨습니다. 구름재 문학관이 하루빨리 건립되면 좋겠습니다.”(구름재 생가 마을주민 A씨)
‘구름재 박병순 문학관 건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 연구’에 대한 용역 중간 보고회가 1일 진안군청 군수실에서 열렸다. 구름재 박병순(1917~2008년) 시조시인은 진안 부귀면 세동리(메타세쿼이어길 인근) 출신으로 굴지의 시조문학 거장으로 꼽힌다.
이날 보고회에는 전춘성 진안군수와 육완문 행정복지국장, 김현수 문화체육과장 등 관계공무원은 물론 구름재생가복원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김남곤·윤석정), 김연선 원광보건전문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 우덕희 진안문화원장, 박영우 경기대 교수를 비롯한 유족 다수 등 모두 20명가량이 참석했다.
이번 용역은 중·고·대학교 등에서 국어 관련 과목을 가르치면서 시조를 종교처럼 떠받들며 일평생을 보낸 구름재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해 실시된다.
소국섭 관광학 박사가 발표를 맡은 이날 보고회에서는 문학관 건립 경제성 비율이 기준 수치인 1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발표됐다. 보고 후엔 질의와 응답이 실시됐으며 주로 생가 거주 중인 유족에 대한 생계대책과 건립 후 운영에 관한 사항이 관심사로 거론됐다.
유족(구름재 큰아들) 박영우 경기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현재 구름재 생가에는 유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문학관 건립 시 합당한 이주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기부채납을 생각하고 있으나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연구해 달라”고 강조했다.
구름재 생가복원추진위원회 윤석정 공동위원장은 “전시공간, 휴식공간 등이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 실시설계는 물론 착공 등을 서둘러 가급적 빨리 건립해야 우리 고장 출신 구름재 선생에 대한 예우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남곤 공동위원장은 “너무 크게 하지 말고 부대시설을 잘 갖춰야 한다. 특히, 적어도 40~50명 수용 규모의 세미나실이 마련돼야 한다. 문학관 규모가 크든 작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 프로그램을 잘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덕희 진안문화원장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건립 후 운영계획이 더 중요하다. 건립 후 관장 또는 학예사가 존재하지 않는 문학관도 많다. 이는 결국 운영비 문제 때문이니 그 부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춘성 군수는 “구름재 문학관이 조금 더 빨리 건립됐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 구름재 선생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앞으로 잘 준비해 멋지게 만들어 늦은 건립에 대한 무거움을 털어버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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