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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외식업계 외국산쌀 속출...국산쌀 소비정책 '빨간불'

전북농관원 현장단속, 표기엔 국내산·창고엔 외국산..업주"물가상승탓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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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관계자가 지난 19일 나선 현장단속에서 소비자대상 원산지표기란엔 국내산으로 알렸지만, 실제는  외국산쌀로 만든 볶음밥 밀키트를 적발하고 있다. 사진=김보현 기자

전북을 비롯한 전국 외식·유통업계에서 국내산으로 둔갑한 외국산쌀이 수두룩할 것으로 예상돼 국산 쌀 소비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일반식당은 물론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앱 입점업체 중심으로 원산지를 속인 외국산쌀 밀키트가 구조적으로 유통되는 정황이 확인되면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의 지난 19일 단속현장을 동행 취재한 결과, 배달앱 전용식당인 일명 ‘숍인숍(shop in shop)’을 중심으로 외국산쌀 밀키트가 납품된 사실이 드러났다.  

‘매장 안의 매장’이라는 뜻의 '숍인숍'은 1개 매장에서 다수 식당을 운영해 나가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스마트폰앱을 통한 배달음식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배달전용업체뿐만 아니라 매장운영 식당에서도 여러 개의 ‘숍인숍’을 운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운영이 가능한 데에는 식자재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한 중개업자와 재료납품 등 계약을 하면 '숍인숍' 레시피부터 식재료납품, 배달앱 운영까지 도맡아주기 때문이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데다 조리가 간단한 밀키트를 저렴한 값에 안정적으로 확보가능해 수요가 많다. 

문제는 납품되는 냉동볶음밥, 필라프(서양식 볶음밥) 대부분에 중국·미국 등 외국산쌀을 쓰는데, 상당수 업소들이 원산지를 국내산쌀로 표기하거나 미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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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에 납품되고 있는 볶음밥 밀키트. 쌀 원산지가 외국산으로 표기돼 있다.

이날 적발된 식당의 업주는 ”본사에서 '기존 납품하던 밀키트 가격이 올라 좀 더 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해주겠다'고 해 사용했다. 쌀원산지가 국내산에서 외국산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저렴해진 것은 알지 못했다"며, "원산지 표기는 본사에서 설정해주다 보니 미처 몰랐다. 바로 시정하겠다"고 했다. 해당 식당은 홀에서 고기를 판매했고, '숍인숍'으로 족발, 양식을 배달판매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물가상승, 배달업체간 가격경쟁, 업체 수익 확보 등의 이유로 쌀도 값이 저렴한 외국산 유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T 지난해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쌀 생산량이 388만 톤인데 수입된 쌀이 49만톤으로 11.3%에 달하는 상황. 매출경쟁 속에서 음식가격을 올릴 수 없으니 저렴한 식재료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유통업자와 식당업주들의 입장이다. 

국산쌀 소비정책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납품처와 식당 모두 원산지 표시마저 소홀히 하면서 소비자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에 국내산 식재료 값을 지불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농관원 전북지원 유통관리과의 최미진 팀장은 "외국산쌀이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확산되는 구조가 중국산 김치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며 “비대면거래(온라인 주문, 배달)가 주요 유통수단으로 발전하면서 원산지 위반도 증가하고 있다. 단발성이 아닌 큰틀에서 쌀을 비롯한 '숍인숍' 식재료 원산지 표시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기획단속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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