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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장사 안돼 힘들지만"⋯작지만 큰 결심한 자영업자 사연은

부안 변산면 채석강길⋯전북 1호 착한 거리 선포
변산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통해 기부금 사용 예정
김보람·이명한 씨 "조금이라도 이웃에게 큰 도움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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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변산면 채석강길이 전북 1호 착한거리로 선포됐다./사진 제공=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코로나19에 고금리·고물가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동네 장사로 번 돈을 지역에 기부하는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말 부안군 변산면 채석강길을 '전북 1호 착한거리'로 선포했다. 매달 3만 원 이상을 기부하는 '착한가게'가 모인 착한 거리가 전북에서 처음으로 탄생했다.

채석강·격포항 등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사계절 많은 관광객이 찾는 부안군 변산면 채석강길이 착한 거리로 선포된 것이다.

기부금은 변산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변산면 위기가구 지원·지역 복지사업에 사용된다.

실제로 착한 거리를 둘러본 결과 부안 격포해수욕장 주변에서 쉽게 착한가게 현판을 찾을 수 있었다. 인근에 있는 수산시장·횟집·카페·미용실 등 44곳이, 변산면 전체로는 총 115곳이 가입돼 있다. 

이중 평소에도 기부·봉사에 관심이 있는 김보람·이명한 씨를 만나 봤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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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설렘헤어 대표

"착한가게·착한가격업소인 어머니의 가게를 보면서 컸어요."

부안 격포해수욕장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는 미용실 설렘헤어 입구에는 착한가게·착한가격업소 현판이 붙어 있다.

김보람(36) 설렘헤어 대표는 "어머니가 '보람이네 밥집'이라는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어머니의 식당도 착한가게·착한가격업소였다. 어머니를 보면서 나도 내 가게를 오픈하게 되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관련 학과를 나와 미용 봉사를 다니곤 했었는데 가게 문 열고 나니까 봉사활동을 다니기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어떻게 도움을 주면 좋을까 생각하다 착한가게로 후원을 결심했어요."

김 대표는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착한가게를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다. 착한가게의 현판을 떼는 날이 와도 정기 후원 차원에서 특정 아이가 클 때까지 무료로 미용을 해 주는 등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는 다른 방안도 고민 중이다.

그는 "꾸준히 하고 싶다. 어머니도 착한가게·착한가격업소뿐 아니라 봉사에 관심이 많으셨다. 저도 따라 다니면서 종종 봉사하곤 했는데 그러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착한가게·착한가격업소와 어르신 미용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에서 고객을 위한 헤어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설렘헤어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누구든 미용실에 오는 고객이 행복해져서 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김 대표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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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한 바다와어부의만남 대표

"막걸리 한두 번 안 마시면 할 수 있는데 해야지."

부안 격포해수욕장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명한(68) 바다와어부의만남 대표는 한 달에 10만 원씩 기부하고 있다. 액수가 크진 않지만 마음은 바다만큼 넓은 이 대표다. 

이 대표는 "금액도 많지 않은데 괜히 과시하는 것은 아닐까 부담이 된다. 0.00001%라도 좋으니 지역사회에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진심이 닿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그가 익명 기부부터 젓갈 나눔·착한가게 등록까지 한 이유다.

"기부는 돈이 있어서 하는 건 아니지. 남들이 명품 입을 때 조금 저렴한 옷 입고 하는 거지. 지금 장사가 안돼도 너무 안 되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으니까 해야지."

부담 가지 않는 선에서 계속해서 기부하기로 결심한 이 대표다. 그는 저녁 모임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착한가게 등록을 독려했다. 친구들한테 장난으로 "너 돈 벌어서 나중에 가지고 갈래?"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한두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착한가게에 등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큰 뜻을 가지고 기부를 시작한 건 아니다. 사실 기부는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기부라는 게 한 번 시작하면 중간에 끊을 수도 없고 하려면 계속 해야 한다. 못 벌고 망하면 몰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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