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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 겨울을 건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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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作

기상이변은 이제 상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디랄 것 없이 폭우와 폭설, 폭염과 한파가 힘들게 합니다. 기후변화로 점점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졌다는데 춥네요. 춥습니다, 짧아도 겨울인지라 시립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 사흘 춥고 나흘 따뜻하다는 단어는 이제 사전 속에나, 먼 추억 속에나 있을 뿐입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사람들이 독해지니 날씨도 극과 극을 오갈까요?

추위를 덜어 주려는 마음들 아직 따뜻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사랑의 열매가 꼭 성냥 알만 같아 세상의 불씨를 살립니다. 연탄에 숭숭 뚫린 구멍이 있어 산동네 하루가 숨찬 이들도 아직 숨 쉴 만하고요. 십시일반(十匙一飯), 한 술씩 열이면 한 사람 배가 부릅니다. 남극의 황제펭귄처럼 서로 추위를 나누는 것이지요.

무성했던 나무들 잎 다 떨궜습니다. 누군가 목도리를 둘러주었네요. 외투 벗어 입혔네요. 잎새 떨구어 제 발목 덮어도 덜덜 떨리는 겨울, 누군가 벗어준 장갑으로 호호 건너가겠습니다. 춥지만 견딜 수 있겠습니다. 처지가 처지를 아는 법이라지요. 추위를 아는 이들이 건넨 사랑입니다. 나만 추우면 더 추운 법, 홀로 추운 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함께 해야 무탈하게 건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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