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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주시립미술관 콘텐츠 없는 건립 과연 옳은 길인가

전주시가 540억 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이 시작부터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건축 규모만 커졌지 작품 수집 예산은 전체 사업비의 0.18%에 불과한 1억 원 수준에 머물러 ‘껍데기 미술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술관의 본질이 건물이 아니라 소장품과 운영 철학이라는 점을 간과하는 것 아닌지 되묻게 한다.

특히 개관 전 작품 100점 확보 목표를 기준으로 할 때 작품 한 점당 평균 100만 원이라는 계산은 사실상 수준 있는 작품 확보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결국 기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증 중심으로 작품이 채워질 경우 미술관 초기 컬렉션의 방향성과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전주시가 향후 50억 원 규모의 작품 구입비를 확보하겠다고는 하지만, 확정된 재원 없이 추진된다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별도 기금 조성이나 건립비 일정 비율을 작품 구입에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장 선임과 전담 조직 구성을 착공 이후로 미루고 있는 현 상황도 문제다. 전시 콘텐츠와 전문 인력, 장기적 운영 계획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축 사업에만 치중할 경우 개관 이후 정체성 논란을 빚을 수 있다. 공사 시작 전부터 전문 인력이 참여해 건축 설계와 전시 전략을 함께 설계한 울산시립미술관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건립 단계에서부터 미술관 운영 철학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전문 관장을 조기에 임명하고, 전시 콘텐츠와 건축 설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미술관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 설계의 출발점이 됐다.

전주시립미술관 건립에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건물을 먼저 세우고 콘텐츠를 뒤따라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전주다운 컬렉션과 운영 철학을 먼저 세워야 한다. 전주시는 문화도시를 자임해 왔다. 그렇다면 시립미술관 역시 단순한 랜드마크가 아니라 지역 예술 생태계를 키우는 플랫폼이어야 한다. 건축비와 작품 수집비의 불균형, 전문성 공백이라는 지적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사업 구조를 재점검하고, 지역 예술계가 납득할 수 있는 내실 중심의 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 건물이 아니라 채워질 내용이 전주시립미술관의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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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립미술관 #콘텐츠 #작품구입 #건축 #문화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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