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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의 무게…김동욱 개인전 ‘조용한 장면들

반려견과 마주한 거실, 숲의 풍경 등 사적인 기억 캔버스에 표현
15일까지 전주교육대학교 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 진행

김동욱 ‘나트랑 빈팔의 밤’/사진=작가 제공

일상의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전주교육대학교 아트스페이스에서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김동욱 작가의 개인전 ‘조용한 장면들’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찰나의 정적을 캔버스 위로 불러낸다. 화려한 사건 대신 반려견과 함께하는 거실, 햇살이 머무는 숲, 여행지의 낯선 구석 등 지극히 사적인 기억의 단면들을 시각화한다.

작가의 시선은 특별한 서사보다 머무는 시간 그 자체에 집중한다. 화면 속 반려견은 단순한 그림 소재를 넘어 인간과 같은 무게의 시선을 공유하는 서사적 주체로 등장한다.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잠든 모습이나 빛이 스며드는 공간 한복판에 우두커니 선 작은 몸짓은 교감이 만드는 관계의 따뜻한 온도를 보여준다.

김동욱, ‘Good night my sweet’ /사진=작가 제공

시각적 화법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과 영국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이 투영된 듯 선명한 색면과 깊은 음영의 대비가 돋보인다. 분홍빛 매트와 어둡게 드리운 그림자, 보랏빛 저녁하늘과 초록 숲의 배치는 현실의 풍경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비현실적 감각을 자아낸다. 기억 속 장면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입혀진 강렬한 색채와 회화적 붓질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리듬감을 만든다.

작가는 전시 서문에서 “특별한 사건보다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에 더 많은 감정이 머문다”며 “조용함은 결핍이 아니라 일상이 단단해지는 순간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경북대 서양화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디자인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왔다. 2021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 선정 및 이랜드문화재단 공모에 당선됐다. 현재 전주교대와 경일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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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개인전 #조용한 장면들 #전주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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