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너머의 기록, 지역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다
△지역신문의 위기와 유튜브라는 새로운 가능성
지역신문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종이신문 구독률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고,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 환경 속에서 지역 기사는 전국 이슈에 밀려 쉽게 묻히곤 한다. 기사 한 건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현장을 뛰어다녀도 조회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순간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미디어 환경은 지역신문에게 더욱 가혹하다. 빠른 속도와 강한 자극을 요구하는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지역 언론은 늘 한정된 인력과 제작 환경 속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 언론이 멈출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지역민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는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지역신문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창간 75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전북일보는 영상 콘텐츠를 단순한 뉴스 소비 수단이 아닌 ‘디지털 전북 아카이브’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전북의 사람과 장소, 기억과 사건들을 영상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기록하며 지역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단순히 조회수를 위한 영상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남을 지역의 기록을 만들어가겠다는 목표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전북일보 유튜브는 구독자 2만 8800명대를 넘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500만 조회수를 넘긴 쇼츠 콘텐츠도 탄생했다. 물론 전국 단위 대형 채널들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숫자다. 하지만 지역 언론이 가진 현실적인 제작 환경과 여건을 생각하면 분명 의미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단순한 숫자를 넘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과 완성도 면에서도 이전보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조회수 경쟁 속에서도 지켜야 할 지역 저널리즘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디지털 플랫폼의 흐름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유튜브 시장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조회수가 잘 나온 영상 하나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히려 과거의 성과가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이런 콘텐츠가 잘 된다”, “자극적으로 가야 조회수가 나온다”, “트렌드를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실제로 유튜브는 숫자로 평가받는 플랫폼이기에 조회수와 구독자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전북일보 영상 콘텐츠의 방향은 단순한 자극이나 일회성 화제성에 머물 수 없다. 플랫폼 흐름을 읽는 감각도 필요하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전북일보만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지역 언론이기에 가능한 콘텐츠를 꾸준히 축적하는 일이다.
지역에는 전국 뉴스에서는 담아내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동네 골목의 변화, 작은 시장의 풍경, 무명의 예술인 이야기, 지역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지역 정치의 미묘한 흐름, 도민들의 웃음과 고민 같은 것들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거창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민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현실이자 삶 그 자체다. 그리고 바로 그런 기록들이 지역 언론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전북 기반 커뮤니티형 유튜브’를 향하여
앞으로 전북일보 디지털미디어국 영상제작부는 ‘전북일보다운 영상’을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회사 내 스튜디오를 활용한 기획 콘텐츠는 물론이고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브이로그형 콘텐츠와 생활밀착형 영상 제작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축제와 맛집, 전통문화와 예술인 이야기, 스포츠 현장의 열기, 도민들의 일상과 지역 현안까지 보다 친근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특히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머물 수 있는 ‘전북 기반 커뮤니티형 유튜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북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소통의 공간이 되고, 외부 시청자들에게는 전북의 새로운 매력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창이 되는 콘텐츠를 지향하고 있다.
단순히 지역 안에서 소비되는 콘텐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북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전국의 시청자들에게도 흥미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전북의 일상과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역성에만 가두지 않고 전국적인 감각과 흐름 속에서 풀어내며 ‘전북일보가 만들면 전국이 본다’는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다.
영상 문법은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 짧고 강렬한 쇼츠 콘텐츠뿐 아니라 현장을 깊이 있게 담아내는 롱폼 영상, 인터뷰 중심 콘텐츠, 다큐멘터리형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형식을 실험해 나갈 계획이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 언론의 한정된 제작 환경 속에서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해야 하고 변화하는 플랫폼 흐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때로는 조회수와 방향성 사이에서 흔들릴 때도 있다. 어떤 콘텐츠는 많은 공을 들였음에도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영상이 갑자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아직도 무엇이 정답인지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경험과 시행착오 하나하나가 결국 전북일보 디지털 저널리즘의 자산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고 방향성이 완전히 정립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함보다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에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결국 전북일보만의 색깔과 방식도 조금씩 선명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전북일보는 앞으로도 단기적인 화제성에만 기대지 않고 지역성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갈 계획이다. 조회수 경쟁 속에서도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놓치지 않으면서 전북의 이야기를 가장 전북답게 기록하는 채널이 되고자 한다.
지금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훨씬 멀지만 길이 멀다고 해서 멈출 수는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묵묵히 현장을 기록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전북일보만의 디지털 저널리즘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영상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전북일보는 오늘도 전북의 현재를 기록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정윤성 영상제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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