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자 출신, 허정진 작가 신작 에세이 형용사를 통해 삶과 인간탐구의 논리와 이념, 윤리와 미학에 대해 집중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품사인 ‘형용사’. 명사처럼 대상을 규정하지도, 동사처럼 행동을 설명하지도 않지만 삶의 결을 가장 섬세하게 드러내는 언어다. 이러한 형용사를 통해 인간과 삶을 성찰한 수필집이 출간됐다.
허정진 수필가의 신간 <형용사로 삶을 묻다>(수필과비평사)가 독자들을 만난다.
이번 수필집은 빠르게 정답을 요구하는 시대 속에서 삶을 단정 짓기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작가의 사유를 담았다. 책 제목에 사용된 ‘형용사’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허 작가는 머리말에서 “형용사는 느슨하고 흐물흐물하다. 알고 보면 그게 다양성이다”라며 “인간의 삶만큼 복잡다단하고 각양각색인 것도 없다. 맵싸하고 텁텁하고 새틈하고 담박한 품사가 형용사”라고 적었다. 이어 “명사는 정답을 요구하고 부사는 줏대가 없는 것 같다”며 “삶이 그렇게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만만한 것도 뻣뻣한 것도 아닌 듯싶다. 그래서 형용사로 물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탐구를 논리나 이념, 윤리와 미학의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누구나 삶 속에서 마주하는 상처와 흔들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 곳곳에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과 기억,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성찰의 시간을 건넨다.
수록된 글들은 삶의 다양한 순간들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으로 풀어낸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의미와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 자연과 계절을 바라보는 감성적 시선이 어우러져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제1부 나비, 다시 읽다’를 시작으로 ‘제2부 모탕, 그 이름만으로도’, ‘제3부 마음의 나침반을 따라가다’, ‘제4부 미틈달, 그 길목에서’에 이르기까지 총 40여 편의 수필을 담았다. 각 글은 서로 다른 소재를 다루지만 결국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이어진다.
허 작가는 책에서 “어변성룡(魚變成龍)을 꿈꾸던 젊은 시절에는 선한 마음으로 산다는 것이 시시해 보였는데, 나이가 들어 보니 그것보다 더 대단하고 멋있는 일도 없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치열한 경쟁과 성취를 좇던 시절을 지나 결국 인간다움의 가치를 되새기게 된 작가의 깨달음이 담긴 대목이다.
경남 함양 출신인 허 작가는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이후 천강문학상, 신격호샤롯데문학상, 등대문학상, 김포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수필집으로는 <꿈틀, 삶이 지나간다>, <시간 밖의 시산으로>, <삶, 그 의미 속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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