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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꾀었습니다. 젊은 축은 젊은 축대로 늙은 축은 늙은 축대로였지요. 누구는 시발역이었고 누구는 종착역이었으며 또 누구는 기항지였지요. 설, 은하수, 임금님, 황태자……, 골목골목 사람들로 넘쳤습니다. 한복을 차려입은 마담이 센 강변 봄바람 같은 미소를 날렸지요. 토막말에 질겅질겅 껌을 씹었던가요, 코맹맹이 레지는 테이블 사이를 실룩샐룩 오갔고요. ‘삼양다방’만 남았습니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갈 길 멀다며, 항구는 시들해도 아직 등댓불 깜박거린다며 홀로 외롭네요. 앞 강물이 뒤 강물에 밀려났습니다. 카페에 쫓겨 다방이 사라졌습니다. 오지 않을 애인을 기다리며 엽차로 타는 입술을 끄던 룸펜도, 달걀노른자 동동 모닝커피만 찾던 빵떡모자도 총총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설다방’은 당겨진 계절에 봄눈인 듯 녹아 버렸으며, 세상이 너무 밝아 밤하늘 ‘은하수다방’도 사라졌습니다. 민주공화국에 무슨? ‘임금님다방’이 문을 닫으니 ‘황태자다방’도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한때 어느 먼 항구에 ‘등대다방’ 깜박인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풍문이었습니다. 커피·프림·설탕, 황금비율이었지요. 며느리도 안 가르쳐 준다는 영업비밀이 있었지요. 달달했던 시절이 씁쓸하네요. 김 양, 여기 아메리카노 아니 블랙커피 한 잔!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전통문화 확산에 앞장선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은 전북교총(회장 오준영), 전북문화산책(대표 김윤상), 전주 기독병원(경영원장 조기정) 등과 지난 24일 전당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힘쓰기로 약속했다. 협약에 따라 4개 기관은 △문화 콘텐츠 제공 및 교육·행사·전시 등 공동 홍보 △교육·문화향유 및 종합건강검진 계획 수립 협조 △각 기관의 발전을 위해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시설의 이용 협조 등을 함께할 예정이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각 기관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한 협업 활동을 추진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함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첫 절기인 입춘을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는 낮이 점점 길어지는 기점인 동지를, 태양력인 그레고리력 1월 1일을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 음력 정월 초하루가 설날 즉 한 해의 시작이지요. 그러니 섣달그믐이 마지막 날입니다. ‘섣달’도 시린데 ‘그믐’까지 코앞이니 자꾸 웅크려집니다. 익숙할 만하건만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조심스럽습니다. 몸도 마음도 더 정갈히 살펴야겠습니다. 무던했던 한 해 감사하고, 행여 갚을 빚 미루지 말아야겠습니다. 마지막 날 섣달그믐을 지나면 어디에 가 닿을까요? 저 벌판에 커다란 문이 있네요. 열린 문으로 오늘이 들어가면 내일일까요? 내년은 올해와 다른 바람이 불까요? 뒷물에 밀려나는 앞 장강물처럼 나도 저 강물도 흘러가 버리고 없을까요? 여기 문밖은 어디고 저기 저 문 안은 어딜까요? 해가 갈수록 모든 게 자꾸 두렵습니다. 저 문, 헛 매듭일 겁니다. 문에 들어도 그 바람 그 강물 그 세월일 겁니다. 섣달그믐도 매한가지겠지요. 갑진년(甲辰年)과 을사년(乙巳年)이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저 문에 갇히지 않고 벌판을 건너는 바람처럼, 도도한 강물처럼 섣달그믐을 지나 초하루로 가겠습니다. 한 마리 푸른 뱀처럼요.
을사년(乙巳年) 설 명절을 맞아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시와 전통 문화 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박물관‧미술관‧공연장마다 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통놀이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긴 설 연휴 전북에서 즐길만한 명절 문화행사들을 소개한다.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28일부터 30일까지 ‘2025 설맞이 작은문화축전’을 진행한다. 박물관 옥외뜨락에서는 상설체험마당이 설치되어 활쏘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와 사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박물관 세미나실에서는 뱀민화 그리기와 도예체험을 운영한다. 사전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병따개를 만들어볼 수 있는 ‘대장간 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30일 오후 3시에는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공연이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펼쳐진다. 이 기간 현장에서는 뱀띠 생 100명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다. 설날 당일(29일)은 휴관한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설 당일인 29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신년·설 기획공연 ‘판소리 춘향가 눈대목 오라토리오 시즌 I’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통 판소리와 오라토리오의 조화를 통해 따뜻한 울림을 전하며, 신년과 설 명절을 맞아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 공연은 남원경치, 사랑가, 이별가, 기생점고, 십장가, 쑥대머리, 박석티, 농부가, 암행어사 출두 등 춘향가의 주요 장면들이 오라토리오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돼 선보여진다. 독창, 듀엣, 트리오, 합창 등 다양한 음악 형식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공연의 재미를 더해 준다. 특히 확장된 LED 무대와 섬세하게 연출된 영상과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과 남원시립합창단의 완벽한 호흡을 통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그림‧도자 85점과 공립미술관이 소장한 기증 작품 50점을 감상할 수 있는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 선물’ 전시회가 열린다. 이중섭, 박수근, 나혜석, 이응노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1980~1990년대 미술관 주요 기증 작품을 소개하는 ‘고귀하고 고귀한’ 기획 상설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기후위기 속 생태계에서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질문하는 예술정원 프로젝트 기획전 ‘능동의 풍경’도 야외정원과 1층 로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은 정기휴무일(27일)과 설날 당일(29일)을 제외하고 정상 개관한다. △전주대사습청 전주대사습청(관장 유영수)은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25일과 26일 오후 2시 전주대사습청에서 ‘설맞이 우리 민속 한마당’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2년부터 4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전주대사습청 브랜드 공연으로, 온 가족이 함께 우리 민족의 정취를 느끼고 전통예술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먼저 25일 공연에는 전주농악보존회, 장태연&우리춤사랑예술원, 한푸리가무악단 등이 무대에 올라 농악부터 무용, 아쟁산조 등 다양한 무대로 관객의 흥을 돋운다. 이어 26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과 무용단이 준비한 민요, 판소리, 부채산조, 태평무 등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다. △국립익산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25일부터 30일까지 설날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소원 엽서 적기 체험, 전통 민속놀이, 특별전 관람 인증사진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린이 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오재미 던지기, 투호놀이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도 마련된다. 특별전 ‘미륵사지 출토 치미’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이벤트도 있다. 을사년(乙巳年) 청사의 해를 맞아 뱀띠 관람객 100명을 대상으로 뱀 청자 인형도 증정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이며 설 당일(29일)은 휴관한다. △전주기접놀이전수관 전주기접놀이전수관(대표 심영배)은 오는 29일과 30일 ‘2025 전주기접놀이 가족체험’을 펼친다. 이날 전수관에서는 모내기와 김매기를 마친 후 여러 마을이 농기를 가지고 벌였던 민속놀이인 기접놀이와 기수 공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체험 프로그램 신청은 현장접수와 네이버폼(https://naver.me/5apHThC9) 사전접수를 통해 하면 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은 28일과 30일 양일간 전주를 찾는 귀향객·관광객을 위해 다채로운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쌀강정 만들기', '근하신년 한지 캘린더 액자 만들기' '한복 입은 모루인형 만들기' 등 다채로운 문화 체험을 준비했다.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입동대길 상설공예 프로모션과 함께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전통놀이 체험 공간도 운영한다.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노력은 단순히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전통 음식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음식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통 음식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옛 감성을 자극하는 레트로 열풍을 타고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취향을 저격한 간식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옛 전통을 요즘 애들 감성으로 재해석 한 것이 특징. 전북에서도 전통 간식을 새롭게 재해석한 할매니얼 간식들이 사랑 받고 있다. 전북 햇살과 완주 봉동 생강, 늙은 호박으로 빚어낸 온골진 식혜는 외국으로 수출되는 인기 상품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현대 방식이 아닌, 전통 방식으로 식혜를 끓여 맛이 깊고 진하다. 쫄깃한 찹쌀떡도 할매니얼 입맛을 저격하는 간식 중 하나다. 딸기가 통째로 들어간 미애담의 딸기 찹쌀떡과 복숭아 퓌레를 넣은 소부당 복떵이떡은 전주한옥마을의 필수 먹거리다. 오로지 전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식도 있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과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으로 완성된 ‘콩나물 아이스크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현대옥 본점에서 시도한 콩나물 아이스크림은 국내산 콩으로 재배한 진짜 콩나물이 첨가되어 있다는 것이 큰 특징. 콩나물을 거칠게 갈아 넣어 약간의 비릿함을 살린 버전과 비리지 않고 달콤한 버전이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달큰함과 쌉싸름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홍시궁의 홍시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다.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문자예술로 이어온 '한글서예'가 국가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글서예는 먹과 붓을 사용해 한글을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 지식을 포괄한다. 한글서예는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져왔다. 훈민정음이 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이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쓰였고, 독자적인 서체와 필법이 발전했다. 한글서예는 문자를 이용한 독창적인 조형예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문자 디자인의 요소가 강조된 멋 글씨 예술(캘리그래피) 분야로도 저변을 넓히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는 독특한 필법과 정제된 아름다움을 나타내며, 여러 예술 분야로 범위를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글서예'는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국제PEN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회장 장교철)가 지난 9일 제17회 작촌문학상·제4회 고천예술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작촌문학상 주인공은 이정숙 수필가, 고천예술상 주인공은 김애경 시인, 이해숙 수필가다. 작촌문학상은 시조시인이자 선비 정신의 표본이었던 고 작촌 조병희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향토문학의 가치를 높이는 문인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고천예술상은 조병희 선생의 아들 고천 조정형 회장이 장래가 촉망되는 도내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작촌문학상·고천예술상을 후원하는 조정형 이강주 회장을 비롯해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동수·이정숙 전북PEN 전 회장, 소재호 심사위원장 등 도내 문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장교철 회장은 “문단의 도반으로 문학상을 받은 회원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써 전북 문인의 자긍심을 높여달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목판화 거장 김준권 판화가의 지난 40년 예술 여정을 조명하는 전시의 막이 올랐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준비한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판각장정’의 개막식이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렸다. /사진=오세림 기자 양진성 국가무형유산 예능보유자의 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전시 개막식에는 김준권 판화가를 비롯해 인재근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 송하진 전북세계서예비엔날레 조직위원장, 서창훈 학교법인 우석학원 이사장,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전유성 희극인, 여태명 원광대 명예교수, 김희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전북특별자치도 김종훈 경제부지사,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박정규 문화안전소방위원장과 박용근 의원,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한명규 전주방송 사장,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이경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유영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장,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최상명 우석대 부총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준권 판화가는 개막 인사말을 통해 “전업 판화가로서 전국을 다니며 우리 민족사와 더불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탐구해 왔다. 그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를 열고나니, 여러 가지 많은 느낌과 생각이 교차한다. 노동 강도가 센 이 판화 작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자리해 주신 여러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계속해서 저만의 길을 걸으며 저만의 꿈을 새겨가겠다”고 말했다. 서현석 대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25주년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을사년의 첫 전시로 김준권 선생님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오늘 이 개막식이 전북 문화의 또 하나의 미래를 향한 시발점으로써 의미를 더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3월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서창훈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25년 신년기획 초대전으로 김준권 선생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40여 년의 세월을 판화로 표현하신 김 화백님의 작품처럼 우리나라의 미래 역시 푸르르게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25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 판각장정’은 3월 3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전화벨이 울리자마자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춘문예 작품을 보내고 몇 날 며칠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지냈다. 올해는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12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자 낙담했다. 신문사라는 첫 마디에 가슴이 뛰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이주경(49·시)‧장용돈(55·단편소설)‧김수현(30·수필)‧김정숙(63·동화) 씨는 당선 소식을 접한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독자들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이들은 앞으로 각자의 작품으로 한국문학을 이끌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7일 네 명의 당선자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주경 “시 쓰기는 또 다른 나와 세계를 발견하는 일…힘들지만 절대 놓지 않을 것” 이주경 시인에게 시 쓰기는 매 순간 치열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깨달음을 알려준 존재다. 시를 쓰는 일은 또 다른 나와 세계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시를 쓸 때 설레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어려움에 길을 잃기도 한다”고 전했다. 당선작 ‘카카리키 앵무’는 좌절과 낙담의 순간 포기하지 않고 완성한 작품이다. 그의 시는 심사평에서“기성의 미적 감각과 안목을 돌파해 주는 신선함 속에서 시적 설득력을 발휘하는 새 힘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적 대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사유의 인식과 이미지 비유, 묘사까지 시적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다년간 노력해 온 그가 일궈낸 성과다. 그에게 시는 삶의 갈증과 물음에 맞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용기이기도 하다. 인생의 방향성이 흔들릴 때마다 이 씨는 문학을 더욱 가까이에 두었다. 삶을 가장 풍요롭게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와 문학뿐 이었기에. 그는 “문학을 통해 또 다른 나와 세계를 계속해서 발견해 낼 수 있었다. 힘든 순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다 보니 지금의 나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더욱 치열하게 꿈꾸는 시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힘들더라도 시 쓰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장용돈 “누군가에게 위로 주고, 작은 느낌표를 던지는 소설가 되겠다” 단편소설 당선자 장용돈 씨는 문학과 무관한 생업에 종사하면서 수십 년간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응모했다. ‘이 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매년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경이 되면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최종심에 올랐지만,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의 1년을 보낸 뒤 소설 ‘넋두리’로 당선됐다. 장 씨는 “20대 문청 시절부터 거의 30년이 걸려 듣게 된 당선 소식”이라며 “수십 년째 가슴에 박혀있던 뜨거운 응어리가 겨우 걷힌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동아대학교 재학시절 동아문학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문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전태일 문학상까지 받았지만 신춘문예와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다. 당선작 ‘넋두리’는 농촌을 배경으로 소를 키우고, 소를 잃은 농부의 이야기다. 작품 속 화자는 지역어를 사용해 농촌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공동체 안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면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소설이 가져야 할 여러 미덕을 갖추고 있고, 지역어의 복원을 통한 유려한 문장은 이 시대의 소설이 필요로 하는 좋은 예”라는 심사평처럼 시대적 반영이 응집된 작품이다. 소설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장 씨는 “소설 쓰기는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맞서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느낌표를 던져줄 수 있는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쓰지 않을 것…꿈꾸는 세상 글로 표현하겠다” 수필 당선자 김수현 씨는 작년 초 주변 사람들에게 글쓰기 중단을 선언했었다. 그는 글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 새벽까지 학교의 빈 강의실에서 공부했다. 그래도 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책을 읽었다. 종이에 속마음을 적었다가 태우기도 했다. 지난 1년간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적 없었지만, 어느새 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담아 한편의 글로 완성했다. 본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작 ‘겨울에도 꽃은 핀다’는 그렇게 완성됐다. 김 씨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던 것 같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억지로 쓰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꿈꾸는 세상을 글 속에서 만들고, 노래하고 그러면서 현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숙 “휴대전화에 빠진 어린이들이 동화책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재밌는 동화 쓸 것” 손녀를 돌보며 지내고 있는 김정숙 씨는 글쓰기와 멀어져가는 현실이 슬펐다. 신춘문예에 수없이 도전했지만, 계속되는 탈락에 10여 년 전부터는 도전을 멈췄다. 매년 겨울이면 신춘문예 생각이 났지만 ‘너무 나이가 많은 게 아닐까’ 싶어 주저하다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응모했고, 덜컥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 김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화 작가를 꿈꿔왔다”며 “신춘문예에 수없이 도전해 탈락한 경험과 당선까지 이 모든 과정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얼떨떨해했다. 동화 ‘재주 내기 한 판 할래’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품었던 동화 작가의 꿈을 50년 만에 이뤄낸 그는 휴대전화를 이기는 작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휴대전화에 빠진 어린이들이 동화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재밌고 신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며 “묵혀 두었던 동화를 퇴고해 책으로 출간하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올해 새롭게 선정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전북특별자치도 내 관광 명소 8곳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관광지는 전주 한옥마을, 마이산도립공원, 내장산국립공원, 부안변산반도, 강천산 군립공원, 남원관광단지, 오성한옥마을, 반디랜드&태권도원이다. ‘한국관광 100선’은 2012년부터 국민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관광지를 2년에 한 번씩 선정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한국관광 100선’은 누리소통망(SNS) 검색량 등 빅데이터 분석과 3차에 걸친 관광 분야 전문가 서면·현장 평가를 거쳐 선정했다. 전주한옥마을은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아 지난 사업이 시작된 2012년부터 7회 연속 재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반면 강천산 군립공원과 남원관광단지, 오성한옥마을 등 3곳은 이번에 신규 지정됐다. 이에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늘어난 설 연휴 기간 국내관광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대국민 방문 인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정된 ‘한국관광 100선’ 행사 참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과 더불어 설 연휴 여행 가기 좋은 가족 여행지 등 국내여행 종합 정보는 관광공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미누에 뽕잎 갉는 소리였습니다. 꿈길을 지우며 소복하게 눈이 쌓였습니다. 지금은 먼 유년의 겨울에도 푹푹 눈이 내렸지요. 앞집 지붕을 덮고, 우리 집 울타리를 지우고, 장독대에 몇 그릇 고봉밥을 담아 놓곤 했지요. 함부로 벗어던진 토방의 내 검정 고무신에도 눈발은 들어앉았고요. 색맹이라는 말도 있고, 없는 양말에 발이 시려 그런다는 얘기도 있던 복실이가 폴짝폴짝 뛰던 기억은 분명한 걸까요? 올겨울 눈이 잦습니다. 어느 시인의 시구대로 어지러운 세상 죄지은 발자국을 자꾸자꾸 지워주시고 싶은 하느님의 사랑인지도 모릅니다. “어디에서나 눈이 오면 사람은 해방이 됩니다. 그러나 오렌지 꽃피는 곳에서는 사람이 사람의 적이 됩니다.” R. W. 에머슨의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아침입니다. 설풍년지조(雪豊年之兆), 눈은 풍년의 징조라지요. 아무리 쌀값 헐하대도 곡간마다 그득그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좁고 넓고 질고 고슬한 길을 지운 눈이, 길 놓친 자전거 위에도 수북하네요. “쪼르르 다녀간 쥐 발자국/발목도 빠지지 않고/복실이가 남겨놓은 밥풀때기 떼어먹고 갔다//포릉 포르릉 허공을 딛고 와/시궁쥐가 갉다간 이 빠진 사발을/톡톡 쪼아먹는 참새”, 졸시 ‘폭설’입니다. 그러게요, 먼 산의 고라니는 아침밥이나 먹었을까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문화예술 육성 지원사업 수혜자 문턱을 높인다. 전북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고 예술인의 성장을 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신청 자격을 높여 예술인들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다음 달 7일까지 ‘2025년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16일 재단에 따르면 이번 공모는 △예술창작 지원 △예술 확산 지원 △젊은 예술 지원 등 3개 분야로, 사업비는 지난해와 같은 16억5000만 원이다. 지원 규모는 1개 사업 당 최소 300만 원부터 최대 800만 원이다. 예술창작 분야에서는 개인별로 문학 300만 원, 시각예술 400만 원, 공연‧다원 예술 500만 원씩 지원한다. 예술단체는 분야별(문학 300~500만 원, 시각 400~600만 원, 공연‧다원 500~700만 원)로 차등 배분한다. 예술단체에 지원하는 예술 확산 분야는 전 장르 최소 700만 원에서 800만 원을 지원한다. 40세 이하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 예술 분야는 전 장르 400만 원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장애 예술단체 가산점 기준이 높아졌다. 그동안 사업 참여자 가운데 장애 예술인이 1명만 소속돼 있더라도 가산점 5점이 부여돼 예술단체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 참여자 중 장애 예술인이 30% 이상 참여해야 가산점 5점이 부여되는 것으로 기준을 바꿨다. 중복 수혜를 줄이고, 공정한 지원금 분배를 위한 조치다. 예술인 권익 증진을 위해 창작활동비 편성 금액도 늘렸다. 올해부터 선정 금액의 20% 가량을 개인 창작활동비로 편성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난 수치다. 문화예술과 생활 문화예술의 경계를 바로잡기 위해 신청 자격도 손봤다. 지난해에는 신청 자격이 창작활동 경력을 증빙하는 것이었다. 창작활동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다 보니 실제 전업 예술인들의 선정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재단은 장르별로 신청 자격을 구체화해 기준을 보완하기로 했다. 문학 장르는 1회 이상 개인 작품집을 출간 경력이 있어야 한다. 시각 장르는 개인전, 공연 장르는 발표회(공연) 경력이 증명돼야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문화예술육성지원이 전문 예술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당초 역량 있는 예술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신청 자격을 손질해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익산, 군산, 전주에서 3차례 진행된다. 신청접수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해야 한다. 결과는 3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우진문화재단의 ‘2025 우리소리 우리가락’ 공모에 아트룸을 비롯한 10명(팀)이 선정됐다.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양악·무용 등 3개 부문 문화예술인들에게 작품 제작과 발표·홍보 등을 지원한다. 국악 부문은 아트룸(대표 이환주)과 조훈화 양금연주자가 선정됐다. 공연 콘셉트를 하모니로 잡은 아트룸은 대중적인 음계를 국악기에 맞춰 재해석한 콘텐츠 기획을 선보여 대중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가 들어도 알만한 노랫말의 내용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판소리 사설의 이해를 돕는다. 조훈화는 ‘양금의 시간 여행’콘셉트로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양금이라는 악기로 연결한다. 양금의 전통적 뿌리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고, 미래로 확장되는 음악적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양악 부문은 조성현 기타리스트와 앙상블 로코(대표 김하늘)가 뽑혔다. 조성현은 ‘피아졸라와 빌라로보스’를 콘셉 주제로 잡았다. 기타를 위한 악보와 충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연주하고, 올바른 해석과 진지한 연주를 통해 클래식기타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목관 5중주의 다채로운 레파토리를 보유한 앙상블 로코는 Romantic in Europe’콘셉트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한 인상과 여운을 전한다. 무용 부분은 신인 춤판(30세 이하 안무가)과 젊은 춤판(45세 이하 안무가)으로 나누어 선정됐다. 신인춤판에는 이민근(25) ․ 이서연(23) ․ 정다연(26)씨가 무대에 오른다. 젊은 춤판 선정자는 강영진(28) ․ 장소린(29) ․ 함희원(28)씨다. 올해는 공연예술의 진정성과 대중성, 실험성 등을 고루 갖춘 공연을 선정하고자 장르별로 제한을 두지 않고 예술적 실험을 시도한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심사는 이왕수 문화예술공작소 기획 감독, 김보라 우진문화재단 이사장, 이나현 전북대 예술대학 무용학과 교수가 맡았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한국 문단의 새로운 얼굴을 축하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전북일보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자리였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역의 중견·원로 시인들과 당선 작가들의 가족, 전북일보 임원 등이 참석해 앞으로 한국 문단을 빛낼 이주경(시), 김수현(수필), 장용돈(소설), 김정숙(동화) 작가의 출발을 응원했다. 시 부문 당선자 이주경 시인은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다. 저에게 당선의 영예를 안겨준 이번 ‘카키리카 앵무’의 속 구절처럼 창살에 갇히지 않고, 치열하게 꿈꾸는 시인이 되겠다. 제 작품을 선택해 주신 김사인 심사위원과 박남준 심사위원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수필 부문 당선자 김수현 작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난해 초 지인에게 글을 그만 쓰겠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신춘 병’을 떨치지 못하고 응모를 하게 됐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을 선물해 준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소설 부문 당선자 장용돈 작가는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30년이 걸렸다. 해마다 열병처럼 신춘 병을 앓으며 꾸준히 신춘문예에 도전해 최종심에 오른 적도 있어, 더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순간, 12월 24일까지 당선자를 숨겨놓고 성탄절 선물을 제대로 던져준 전북일보가 고맙기도 하면서 얄밉기도 하다. 오늘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약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동화 부문 당선자 김정숙 작가는 “고창군 공음면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린 나이에 떠밀리듯 도시로 나가야 했다. 그런데 이런 영광의 순간으로 다시 고향에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고향의 기운을 듬뿍 받아 어린이들을 위한 더 좋은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14일 라한호텔에서 '2025년 문화예술·관광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올해는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재단은 '함께한 10년, 특별한 미래'를 주제로 운영방향과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신년인사회에는 김관영 도지사, 문승우 도의장, 서거석 교육감,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조오익 관광협회장 등 도내 문화예술 관광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재단 설립 10년 간의 변화와 1년간의 주요 성과, 2025년 사업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 고취 및 관광산업 동력 제고를 위해 마련된 제2회 예술·관광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수상자는 △기획부문 나경윤·황유진 △시각 부문 박헌재·임영하 △공연 부문 안경일·우인택·이현주·조승철 △정책 부문 이은경 △특화산업육성 조국형 △관광객유치 부문 어드·바야르마 등 12명이다. 시상식에 이어 참석자 전원이 2036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를 위한 단체 퍼포먼스를 하며 전북 문화예술·관광 발전과 올림픽 유치를 기원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2036 하계올림픽 유치는 전북의 풍부한 문화자원을 세계에 알리고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 초지일관으로 전북의 백년대계를 준비하자"고 밝혔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함께한 10년을 발판으로 삼아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관광의 특별한 미래를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전북 문화계도 먹구름이 잔뜩 낀 모양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 이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공연장과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확연하게 줄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전북자치도 영화관을 찾은 관객수는 24만 4879명이다. 이는 전년 46만3989명보다 47.6%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52억4041만 원에서 34억 8360만 원으로 33.5% 줄었다. 지역 공연계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북권 공연표 판매 수는 27만2388건으로 파악됐다. 전년 30만433건보다 9.3% 줄어든 규모다. 티켓 판매액은 162억4930만원에서 123억7480만원으로 감소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연말 송년 행사 일환으로 기관에서 공연을 찾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흐름이 없었다"며 “11월과 12월은 공연장 대목이다. 연말에 열심히 수익을 내서 상반기를 대비하는데 (나라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보니 지역 문화계도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연장이 작을수록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주시립예술단 등 공립예술단에서 진행하는 송년음악회 등에는 관람객들이 많이 몰린다. 홍보 활동과 초대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모객 활동이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전주시립예술단 송년음악회의 경우 2352명(교향악단․국악단․합창단 합계)이 공연장을 찾았다. 998명이 다녀갔던 2023년과 비교하면 57%가량 관객수가 늘어났다. 반면 10년 넘게 소극장 공연을 기획, 제작해 온 한해랑아트홀은 지난해 연말 공연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다. 또한 아하아트홀에서 진행된 SF가족극 ‘리턴’ 역시 총 10회 공연의 평균 관객수가 25명 남짓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SF가족극 리턴에 참여한 하형래 문화기획자는 “몇 년 째 연말마다 공연을 올리는데, 올해는 연말특수가 아예 없었다”며 “연말이면 기업이나 기관에서 문화 관람이 이뤄지는데, 올해는 한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담 삼아 탄핵 정국 등의 사회 분위기로 문화 소비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말이 업계에서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전주한지장이 손수 제작한 전통한지를 졸업장 인쇄 종이로 배포해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했다. 전당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전주를 비롯한 도내 8개 시·군에 ‘전주 전통한지 삽입 초등학교 지역 사회교과서’를 배포하는 등 학생들에게 전통한지를 접하는 기회를 제공함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활용범위를 늘려 ‘전주 전통한지 졸업장’을 정식 배포했다. 전주 전통한지 졸업장은 전주한지장 김천종, 강갑석, 김인수, 최성일 등 4명이 손수 제작한 한지로 한지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됐다. 한지 졸업장은 전주 만성중학교와 완산초등학교, 익산 망성초등학교, 부안 소재 6개 초등학교에 각각 배포됐다. 전당은 이번 졸업장 배포를 시작으로 각 학교의 의견 및 수요 조사를 통해 졸업장뿐만 아니라 전통한지가 상장으로 사용되는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확산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전주 전통한지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자 시작된 지역 사회교과서 제작 사업의 배포 지역이 8곳으로 늘어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올해에는 졸업장으로 전통한지를 제공하는 값진 기회를 맞았다”며 “앞으로도 전주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활용 범위 증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안팎을 드나들 수 있게 여닫는 시설이 문입니다. 방이나 집의 둘레를 막은 수직 구조물은 벽이고요. 벽으로 둘러친 방에 사람과 햇살과 바람이 드나드는 문을 냈건만 열리지 않는, 열 수 없는 문이 벽이 되어 안과 밖을 갈라놓기도 하지요. 문에는 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요, 여닫으려 낸 문에 고리가 없으면 벽이 되고 맙니다. 저 문고리가 꼭 잘 열어둔 큰 귀 같습니다. 사람의 얼굴에 입 하나, 귀가 둘인 이유는 한마디 내놓기 전에 두 마디 들으라는 은유일 것입니다. 남의 말 귀담지 않고 입 벌려 제 소리만 쏟아내면 세상은 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 큰 문고리가 있어 누구라도 안팎을 드나들 수 있겠습니다. 당신을 믿습니다, 잘해 봅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악수합니다. 서로 손 맞잡습니다. 내 손에 당신을 찌를 칼이 없소, 내 마음속에 당신을 해할 미움이 없소 안심시키고 안심합니다. 저 커다란 고리가 꼭 악수를 청하는 성만 싶습니다. 덥석 손 맞잡고 그윽이 눈 맞춰야겠습니다. 풍경(風磬)을 흔드는 바람인 듯 청량하게 두어 번 흔들어줘야겠습니다. 선방(禪房)의 문고리만 잡아도 지옥고(地獄苦)를 면한다던가요? 문을 벽으로 만드는 것, 스스로 위리안치(圍籬安置)하는 일입니다.
전주시립미술관이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안에 담길 콘텐츠는 불투명한 상태다. 전주시는 올해부터 작품 수집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지만 실제 작품 구입비로 반영된 예산은 0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작품 수집 계획과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한 심의 기구(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한 실정이다. 미술관 작품 수집은 미술관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만큼, 소장품 확보를 위한 연차별 계획과 확실한 예산편성이 요구된다. 9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의 총사업비는 491억 원이다. 건축공사비에 360억 원, 부지매입비와 설계공모비, 설계용역비 등으로 131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미술 작품 확보를 위한 예산은 제외한 수치다. 시는 당초 개관 전까지 50억 원을 들여 소장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본예산에 작품 구입비(전액 시비)가 미반영 됐다. 시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시는 작품 기증과 관리전환 형태로 작품을 수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해 올 하반기부터 미술작품을 수집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미술관 개관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고, 작품 수집은 기증과 관리전환을 통해서도 가능한 부분”이라며 “현재 작품 기증자들에게 줄 사례비는 따로 책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술관 등록 요건을 갖추려면 최소 100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증과 관리전환 방식으로 작품을 일부 수집할 수는 있지만, 등록 요건을 갖추려면 실질적으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더욱이 미술 작품 수집 등을 위한 심의 기구(추천위‧심의위) 위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수집 계획이나 방법 등이 명확하지 않다. 위원 구성을 위해서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는 작품 수집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제정한 ‘시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작품수집 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또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기 위한 세부 사항이 담긴 시행 규칙도 제정했다. 시는 오는 20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 심사와 조례·규칙심의회 심의, 시의회 상정 등을 거쳐 개정안을 공포 시행한다. 작품 수집계획 관련 심의 기구 위원 구성은 조례안 개정 이후에나 가능하다. 타 지역 한 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지자체 상황에 따라 작품 수집 방법이나 예산에 차이가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작품 수집은 1~2년 전부터 진행한다”며 “미술관 건립과 개관을 위한 위원회가 일찍부터 구성되면 세세한 부분까지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는 시립미술관 건립이 민선 8기 역점 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예산 확보와 작품 수집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전주 연고 근현대 작고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수집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개관 전까지 100점 이상의 작품을 확보해야 미술관 등록이 가능하다. 지역 미술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시키는 영화는 사회 문제와 정치적 이슈,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예술 형태로 설명된다. 애향의 도시 전북특별자치도 속 전주도 2000년부터 국제영화제를 키워오며 영화의 도시로 입지를 다지며, 창의적인 실험으로 다양한 목소리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영화계 꿈나무를 키워내고 있다. 그중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위해 끊임없이 성장하며 활동하고 있는 영화감독 이기백(25) 씨를 만나, 지역 영화계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9일 전주시 중화산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서 마주한 감독은 여느 대학생과는 다르지 않은 앳된 모습의 25살 청년이었지만, 그는 벌써 영화계에 발을 들인 지 5년 차의 경력자다. 이 씨는“원래부터 영화에 대한 뜻은 없었다. 20살 때 경험 삼아 들어본 전북독립영화협회의 ‘마스터스쿨’이라는 영화제작 강좌에서 만나 동료들이 제 삶을 바꾼 것 같다”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이어 그는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는과거 인연이 닿은 동료들의 영향이 컸다”며 “당시 합을 맞췄던 동료들은 저와는 다르게 ‘영화’라는 존재에 미쳐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살면서 어떤 존재를 그처럼 갈망했던 적이 없었던 저로서는 (동료들이)너무 신기했고, 부러웠다. 그렇게 은연중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에 작업을 해왔고, 그랬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에 터를 잡고 지역의 이야기를 영상과 영화 속에 담아내고 있는 이 씨는 지난해 영화 <인어>를 연출해 전주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콩나물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2024 전주국제영화제 씨네투어’ 트레일러와 최근 지역 출판계의 눈길을 끈 ‘전주책쾌’의 홍보영상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화려한 이 감독의 이력에는 푸근한 지역의 향기가 배어있었다. 이처럼 5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지역의 색깔을 담아 표현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그에게도 걸림돌은 존재했다. 이 감독은 “워낙 상업적인 공간으로 발달한 수도권에 비하면 지역은 기술적인 한계도 분명히 존재하고, 영화 제작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인력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중 영화인으로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계속해서 삭감되고 있는 영화계 예산 소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라는 장르는 제작 과정도 중요하지만, 관객들과 마주하는 순간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생각해, 극장 속 스크린에 상영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며 “하지만 최근 계속해서 영화계 예산이 삭감되며 영화제작은 물론 작품이 관객과 마주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영화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힘겨운 상황에도 지역 예술 생태계 속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럼에도 지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 씨는 “기회의 불모지라지만, 전주에는 매년 개최되는 영화제와 더불어 영화인들의 안식처와 같은 전북도립영화협회도 있어 타지역에 비하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라 생각된다”고 말하며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에서 활동하며 좌절할 때도 많겠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제가 살아가는 이 지역이 지닌 매력을 활용해 저만의 이야기를 연출해 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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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넘을 산 있지만 우린 단단해졌다"
"정책 바뀐만큼, 道·전주시도 한스타일 새 전략 내놔야"
“묵향 머무는 공간서 차 한잔 나눠요”
제51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종합대상에 서양화부문 최지연 씨
[TV 하이라이트] 필순, 순정 생모를 만나는데…
전북CBS 특별기획 3부작 '대한민국 청년 귀향기' 28~30일
국립민속국악원,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5~7일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