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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쇼핑중독증'

백화점이나 상점등에서 물건을 닥치는대로 사들여 버릇하면 그것도 일종의 중독증세를 나타낸다. 소위 ‘쇼핑 중독증(Shopper holic)’이다. 필요하건 필요하지 않건간에 사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여 마구잡이로 사들이지만 사들인 뒤에는 무엇을 제대로 샀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못하는 증상을 ‘쇼퍼홀릭’이라 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회원국 국민의 33%가 이 중독증에 걸렸고 이 중 8%는 심각한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독일 DNA통신이 보도했다. 알코올 중독자의 금단(禁斷)현상을 떠올리는 쇼핑 중독증은 그동안 여성에 국한된 문제로 여겨졌으나 스페인 국립연구소의 최근조사에 따르면 쇼핑 품목에서만 차이를 보일뿐 남녀간의 중독비율이 지금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특히 광고와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층의 46%가 이 증상을 보이고 있다니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것이라는 EU의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닌것 같다.

 

굳이 남의 나라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경우도 크게 틀리지 않으리라는 추측은 그 흔한 백화점 세일때 몰려드는 인파만 봐도 짐작이 간다. 회사원 주부 학생 청소년 할것없이 쇼핑객들로 매장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이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라한다. 물론 쇼핑객 모두가 쇼퍼홀릭일리는 없다. 눈요기 정도를 즐기는 고객들이 훨씬 많을것이다. 그러나 신상품이나 새로운 패션이 나왔다 하면 안사고는 못배기는 돈많은 쇼핑중독자들도 적지 않다는 매점측의 귀띔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작년 한해동안 온통 나라안을 시끄럽게 했던 고관부인들의 옷로비 의혹사건도 결국은 이런 중독증세의 한 단면은 아닐는지.

 

IMF위기는 극복했다지만 아직 졸라맸던 허리띠를 풀기는 이른때다. 고통받는 이웃이 혹한에 떨고 있는 지금 몇백만원짜리 고급양주나 가구 의류에 눈독을 들이는 쇼퍼홀릭들의 그릇된 소비행태가 행여 박탈감을 느끼는 서민들에게 분노의 심정을 키우는 결과로 나타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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