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1시 익산시청 2층 상황실에 웅포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대표와 조한용시장이 마주 앉았다.
“시장이 웅포에서 직접 자식키우며 살아봐야 심정을 안다” ,“조상묘는 죽어도 못옮긴다”, “땅 주인의 허락도 없이 제맘대로 한다”는 등의 주민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주민은 “시장에 다시 출마하려고 하느냐”며 조시장을 몰아세웠고 급기야 조시장이 “인격 모독에 대해 경고한다”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조시장은 나름대로 사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지만 대화내내 20여명의 대표들에게 집중포화를 맞았다. 칠순의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잊을 정도의 막말이 난무해 우리 국민들의 대화문화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문제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따져보면 주민들의 격한 감정도 이해가 간다. 수십년, 수백년 터를 잡고 살아온 땅 주인에게 갑자기 땅을 팔고 나가라고 하니 말이다.
시는 지난해 10월31일 한국프로골프협회와 웅포관광지개발사업 민자(民資)부문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18개월이내에 골프장 예정부지를 시가 매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땅 주인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한 것은 전혀 아니다. 시는 협약체결이후 한달여뒤인 11월27일에야 웅포면 주민들에게 골프장사업을 설명했다.
민주주의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양보와 희생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견이 무시되지 않고 배려됐을때의 얘기다. 익산시 행정이 되새겨봐야할 대목이다.
/ 강인석 (익산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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