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극제가 지난달 26일부터 13일까지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성년식을 치르고 있다.
다른 축제들과 달리 초대권의 비상식적인 남발도 없었고 ‘동원’된 관객도 없었지만 올해 전국연극제는 공연 30분전 객석 대부분이 채워질 만큼 몰려드는 관객으로 환호를 지르고 있다.
하지만 행사기간 두 번 있었던 세미나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연극교육학회와 제20회전국연극제 집행위가 공동 주최한 ‘해외와 국내 초·중등 연극교육과 교육연극’ 세미나는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행사였지만 유동 참여자를 합쳐 채 50명도 되지 않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난 5일. ‘전국연극의 경영성과와 한국연극의 발전좌표’ 세미나 참여자는 고작 15명 정도. 다른 지역 연극계 관련인사는 찾을 수 없었고 도내 연극인조차 대여섯명, 발제자들에게 민망할 정도였다.
물론 다른 축제에서도 세미나는 외면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는 전국연극제의 20년을 되돌아보고 국내 연극의 현재를 가늠해 보는 흔치 않은 기회, 현장에서 활동하는 연출가·평론가와 허심탄회하게 연극인의 삶을 논하는 자리였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고 과거를 정리하는 시간은 미래를 설계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곧 역사가 미래의 거울이 된다는 사실과도 같다.
하지만 연극인들은 산해진미 가득 했던 이 영양가 있는 진수성찬을 놓쳐버렸다. 이러한 상황은 이날 연극의 위기가 인식의 부재라기 보다는 연극인들 스스로의 실천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한 발제자의 주장과 맞물려 더욱 확실한 생각을 갖게 했다.
‘연극인들이 주변장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자가 능력 증진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그대로 증명된 셈이 됐다.
주최측은 기록으로 남은 세미나 발제문을 널리 유통시켜 많은 연극인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보는 것’과 ‘읽는 것’, ‘듣는 것’의 분명한 차이를 아는 연극인들이 현장의 느낌을 되살릴 수 있을지는…. 글쎄- 의문이다.
/최기우(본사 뉴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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