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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히포크라테스 선서'

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술자리에서 한국 사회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평가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한국사회를 첫째는 '데모왕국'둘째는 '수험천국'세째는 '성형천국'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들 눈에 비친 영상이 오늘의 한국사회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한국의 시민단체는 숫자에서도 많지만 표현의 강성(强性)에서도 눈에 Elf 것이다. 목숨을 걸고 반대한다는 '결사반대 어귀는 시위현장의 단골 메뉴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고생하는 학생이 한국의 고교생들이다. 대학입시라는 사선(死線)을 넘어서야 하고 대학 졸업장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식 등록 되는 고급의 주민 등록증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성형왕국이라는 표현은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왜곡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이 통계적으로는 한국보다 성형수술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성형사실을 숨기는데 비해 한국인들은 성형을 드러내놓고도 하기 때문에 제삼자가 느끼는 성형 체감온도가 높을 것이다.

 

성형수술은 한때 유행이 아니라 이젠 사회 보편현상이 되다보니 성형외과에 의료 인력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다'관상성형'이라는 한차원 보강된 성형기법이 등장하여 사주관상에 좋은 얼굴로 리모델링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련의를 배출하는 전국 63개 대형 병원들이 76명을 선발키로 했던 내년도 흉부외과 전공의에 지원자가 겨우 18명뿐이라고 한다.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뜻이다. 흉부외과는 급성 심근색, 협심증, 폐암, 식도암처럼 죽고 사는 문제가 달린 수술을 맡는다. 이런 급박하고 중요한 수술에는 그만큼의 높은 건보 수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서양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스 선서를 기억하고자 한다. 선서는 다음과 같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며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고 인간의 생명을 탄생때부터 더없이 존중하겠노라". 의술도 이제는 자본과 시장 논리에 편승되어 인기 과목에만 쏠리고 있는 오늘의 현상이 히포크라스 선서를 생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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