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공동 구매하는 일이 학교나 학운위 측에 좀처럼 먹히지 않는 모양이다. 공동 구매하면 가격도 저렴해지고 브랜드 차별 효과도 없어지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북지역 340개 중·고교 중 교복을 착용하는 학교는 291개 학교다. 이 가운데 교복을 공동 구매하는 비율은 3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개별 구매한다.
개별 구매할 경우 중학생 교복은 동복과 하복을 포함해 평균 26만9000원, 고교생 교복은 30만8000원이지만 공동 구매하면 중학생 교복은 19만7000원, 고교생 교복은 21만9000원 정도라는 것이다. 공동구매하는 것이 7만원에서 9만원 정도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북도교육청이 분석한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교복값은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올랐다. 바지와 셔츠 등을 추가하고, 별도로 체육복까지 구입하면 비용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교복 공동구매 비율이 낮고 매년 교복 값이 오르는 데다 교복 물려주기 운동도 시원찮은 실정이어서 형편이 어려운 학부모들로서는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잖아도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 판에 뛰는 물가에다 교복 구매비용까지 상승한다면 학부모들로선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데도 왜 교복을 공동으로 구매하려 하지 않는가. 학교와 학교운영위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다. 돈 문제가 결부되기 때문에 가급적 간섭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학운위 소속 일부 여유 있는 학부모들은 개별 구매를 고집한다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 선호 경향도 한 요인이지만 학생 모두가 공동구매한 교복을 입는다면 브랜드 차별이 있을 수 없다. 또 중소기업 제품도 질적인 면에서 유명 브랜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공개경쟁 입찰을 통한 거품 제거와 유통마진 감축 탓이지 질적으로 나쁘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일부 학교와 학운위가 유명 브랜드 업체와의 유착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학생들에게 죄짓는 일이다.
해답은 학교와 학운위, 전북교육청이 보다 적극성을 띠는 데에 있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부모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학교와 교육당국이 팔짱끼고 있을 일은 아니다. 전북도교육청이 그제 공동구매 사업설명회를 연 것도 그런 일환이다. 아울러 비율이 30%도 채 안되는 교복 물려주기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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