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황춘택
좋은 일을 하면 즐겁다. 생수처럼 맑은 마음으로 봉사와 친절성이 잠재되어 있다. 다른 사람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보아도 고마워진다.
태풍에 흩어진 거리 낙엽을 치워주는 사람을 보거나 버스 속에서 몸이 불편한 사람에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을 볼 때도 좋은 마음으로 보인다. 좁은 주차장에 주차하려는 차량을 보면 손짓으로 정지 신호를 해주어 운전자가 고마움에 고개를 끄덕이는 친절성에 서로가 기뻐한다. 좋은 일에는 나름대로 의식이 서려있고 그것이 습관으로 되어 좋은 이웃과 사회로 번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문화 시대로 나라 안에 찾아드는 외국인이 많아 졌다. 그 분들을 거리에서 만나면 무엇이 불편할까 도와주고 싶어진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과 몸짓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면 우리 국민이 친절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을 들을 때면 스스로 자랑스럽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더욱 밝아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도에서는 걸인에게 지폐를 주면 고맙다는 말 대신 당신은 나로 하여금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된다는 말을 해 준다고 들었다.
가족이나 친구의 병문안으로 병원에 들어서면 환자들이 수혈 바늘을 살에 꼽고 누워있다. 그 혈액은 누구의 몸에서 구해오는 것일까 어렵게 생각된다. 남을 위해 헌혈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헌혈을 하는 사람 중에는 한번뿐만 아니라 수 십 번 몇 백번까지 한 사람이 있다. 헌혈을 한번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고희를 넘긴 지금에야 봉사하는 일로 생각하니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받아 준다면 하고 싶다. 매월 13일은 헌혈의 날로 정해져 있다.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잘 모른다. 나처럼 헌혈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수 없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헌혈봉사 회장을 역임한 서재균씨는 57세인데도 29년 동안 400회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다. 그분은 지속적으로 사랑의 헌혈에 뜻을 밝혀 69세까지 500회까지도 참여하고 싶다고 하였다. 이 같이 헌혈로 봉사해주는 사람이 있어 응급환자들이 걱정 없이 수술을 할 수 있지 않은가! 그가 처음 헌혈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오후에 쉬고 있어서라고 했다. 그 후 몸이 아픈 사람의 딱한 사정을 생각하여 계속 헌혈을 했다고 했다.
좋은 일에는 순금에 전류가 통하듯이 열을 받지 않는다. 무쇠는 전류가 순조롭게 흐르지 못해 중간에 열을 내게 된다. 긍정의 마음은 순금처럼 순하게 살아가게 된다.
꽃이 인간보다 아름다울 수는 있지만 내적인 아름다움을 능가 할 수 없다. 꽃의 향기는 감미롭지만 감화는 주지를 못한다. 인덕을 갖춘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생각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여 남을 구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리고등학교 2학년 이영준 군은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다가 급류에 휩쓸려가는 초등학생 2명을 구한 뒤에 자신이 미처 나오지 못해 숨진 사연이 있었다(2012.8.16).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은 이 군이야말로 어떤 향기보다 아름답고 가슴 찡한 사연이 아니겠는가! 돌발 사고에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군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용기를 생각하니 그런 일이 전에도 있었다. 신준섭 장만기 정인성 세 사람(전주고)은 변산 해수욕장에서 어린이 10명을 구출한 후 나오지 못해 바다에서 숨졌다(1997.7.21). 살신성인의 표상이다.
전주에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다. 매년 년 말이면 일 년 내내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수 천만 원을 내놓고 이름을 알리지 않는다. 그 말을 매스컴에서 들으면 너무도 훌륭한 분이 전주에 있어 자랑스럽다.
우리 모두 좋은 일에 앞서가는 사회로 거듭 나면 모두 행복한 삶으로 이어갈 것이다.
* 수필가 황춘택씨는 2007년 대한문학으로 등단. 현 행촌수필 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