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지축제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 한국전통문화전당과 한지산업지원센터, 전주한옥마을 등지에서 열린다. ‘전주 한지, 온누리에 펼치다’를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는 전주한지패션대전, 한지코스튬플레이패션쇼, 한지산업관, 한지공예체험, 전국한지공예대전 수상작 전시, 한지박 한지공 넣기 대회, 한지지승줄다리기, 달빛소원쓰기와 한지 엽서·편지 쓰기, 천년한지 사진관 등 30여개 행사로 채워진다. 전주가 한지의 본 고장임을 알리고 전주 한지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가 지역민들로부터 기대와 호응을 받는 것은 지역의 산업과 연계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수박축제나 딸기축제, 주꾸미축제, 벚꽃축제, 고추축제 등 지역의 특산물과 연계된 축제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본떠 서울시가 등축제를 추진하자 진주시의회가 지난 2013년에 서울 등축제 저지용 추경예산을 통과시킨 것도 축제가 가져다주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빼앗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주 한지축제는 20년 동안 행사가 풍성해지고 외형도 커졌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만큼 이름도 알려졌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한지의 산업화는 축제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한지의 산업기반은 20년 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닥 펄프의 80%를 외국에서 가져오고, 서적과 서화, 문서, 조각 등의 복원에 사용되는 특수용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지축제가 성공해도 주민들의 소득과 연계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물론 전주시는 그동안 한지의 메카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했고 전통 한지장(韓紙匠)을 선정해 지원하기도 했다. 한지 수공예 작가들을 양성했고 주시애틀총영사관과 주프랑스대사관 등 재외공관의 접견실과 만찬장, 응접실, 민원실 등을 한지 벽지와 한지조명, 한지공예품으로 꾸미기도 했다. 한지 공예인형 900여점을 재현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과 파리7대학에 전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들이 가장 기초적인 생산기반의 취약성을 커버할 수는 없다. 아무리 많은 제조업체와 제조인력을 가지고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지녀도 닥 펄프의 공급이 끊긴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전주시의 한지축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닥나무 인프라 등 원료수급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이를 주민들의 소득과 연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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