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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예 비즈니스

전통 현대 공존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서 변화의 과정이 절실

▲ 오태수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교육장 맨 앞자리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는 60대의 한 수공예가는 인체에 무해한 옷감으로 인형 캐릭터를 개발해 한 축제에 참여해서는 수백만 원의 수입을 얻었다. 또 한 사람은 자신의 작은 업체에서 한지로 여러 조형물을 만들며 체험과 연계해 연간 억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우리 전당에서 실시중인 수공예 상용화 교육 장소에서 직접 들은 얘기들이다. 수공예가로 이미 입지한 사람, 또는 그렇게 되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 새로운 정보를 얻고자 강의실 열기가 늘 뜨겁다.

 

전주에는 수제작 관련 업체가 대략 200개 정도 되고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600명 정도가 된다. 한복을 비롯한 섬유 관련 업체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한지, 장신구, 도자, 목조각 등을 만드는 업체의 수공예가들이 나름대로의 제품(작품)을 만들어 내며 전통문화도시 속 한 분야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만들어 내는 것의 대부분이 획일적인 것인데다 생계유지를 걱정해야 할 만큼 판로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이며 그들 종사자 중 상당수는 60대 이상의 연령층이라는 사실이다. 또 직접 판매 비율이 80% 이상이어서 가게에 사람이 드나들지 않으면 수입을 기대할 수 없어 더 좋은 수입원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지금의 직업에서 손을 떼고 싶어 한다는 것. 그러니 더는 같은 기술을 배우려 하는 사람이 없고 그 때문에 결국은 머지않아 그 맥이 끊길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전주는 기능분야 무형문화재만 24명이나 될 만큼 수공예의 전통적 기반이 풍부하다. 전통의 본질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잘 전수해서 그 가치가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존과 계승을 근저에 두되 동시대의 생활상과 요구에 맞게 우리의 수공예가 재창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공예는 ‘자신만의 감성’이 가장 요구되는 작업임에 틀림없으나 자신의 솜씨만을 고집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내 밖에 있는 솜씨와 정보와 지혜를 보태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수공예 분야에서도 새로운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수공예의 요즘 화두는 대개 체험과 융·복합, 마케팅 등이다. 빈 공간을 잘 활용해서 색다른 체험의 기회를 만들고 소재와 디자인을 변화시켜 관심을 집중시키며 가격과 패키지에도 신경을 써 판로를 개척하자는 것 등인데 그래야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노련한 멘토의 도움도 중요할 것이고 성실성 또한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 전당 입주업체의 경우 전통 한옥 소제에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킨 조형물로 젊은 층을 공략해 이미 억대의 매출을 넘기고 있는가 하면 음질이 뛰어 난 탄소해금을 개발하여 작금 블루오션을 공략하고 있는 이, 또 단 한 사람의 체험객에게 정성을 다한 결과 블로거를 통해 600명이 넘는 고객을 만들어 매출을 고공 상승시키고 있는 사례가 있다. 부(富)를 추종하자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부(富)와 함께 내 일의 자긍심을 가져온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오늘날 천만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우리 전주 한옥 마을의 인기 그 저변에는 시대 흐름에 맞춰 도시 속에서 잘 변화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우리의 수공예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속에서 그런 변화의 과정이 절실하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태수 원장은 KBS 전주방송총국장·백제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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