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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수필] 생명의 터전 바다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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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에 부안 앞바다에서 잡은 아귀의 뱃속에서 500ml 페트병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놀란 가슴을 한참 진정해야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해안은 아직 청정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우려했던 현실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요즈음은 쓰레기도 국제화 되어 이웃나라 플라스틱이 우리나라 연안까지 밀려온다니 바다 오염은 지구인 공동체가 책임을 져야할 문제다.

어느 날 환경운동연합회로 부터 크리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를 상영한다는 문자를 받고 감상을 한 적이 있다. ‘알바트로스’는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을 먹이라 생각하고 어린 새에게 이를 먹이는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북태평양 한가운데의 미드웨이 섬에 수천 마리의 어린 알바트로스가 뱃속에 플라스틱이 가득한 채로 죽어 볕에 말라가고 있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플라스틱 등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비극을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알바트로스> 는 태평양 외딴 섬에 무리 지어 살고 있는 새의 삶과 사랑이야기이자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 때문에 죽어가는 가여운 생명, 그 생명을 사랑하게 된 어느 남자,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영상을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가 생명을 죽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니 기가 막혔다. 언제부터인가 가볍고 편리한 플라스틱이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되다 보니 공동주택의 쓰레기장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이 모여 먹고 마시고 장소에는 플라스틱 병이 뒹굴어 다닌다. 그런데 순간 사용하여 버린 이것들의 재활용은 20%도 안 되고 나머지는 지구상에서 남아 분해되는 시간이 무려 400년이란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시대라고 한다. 플라스틱 없이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제품들을 제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상용품들은 말할 것 없고 반도체, 얇고 화려한 LCD와 유기EL 디스플레이, 고성능 2차전지, 초극세사와 기능성 섬유, 자동차 내장재 등은 플라스틱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볼 수 없을 제품들이다. 이처럼 가볍고 단단한데다 가공이 쉬워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며, 편리함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이 이제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바다하면 낭만의 푸른 파도로 설렜는데 생명을 죽이는 플라스틱 잔해가 떠돌아다니고 있으니 한심하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은 조류에 의해 태평양으로 모여든다. 그로인해 한반도 크기의 일곱 배보다 큰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생겼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햇빛과 파도에 의해 찢기고 부서져 크기가 점점 작아지겠지. 작은 조각이 물위를 떠다니면 해양 생물체들이 먹이로 알고 주워 먹는다. 이 쓰레기의 잔해가 우리들의 밥상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겠지. 지구의 70%인 바다는 오늘도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고래의 사망 원인 중 56%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사망한다고 한다. 바다로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은 새우, 홍합, 굴 등 다양한 해양 동식물의 먹이가 되고, 결국 이들은 인간의 식탁에 오른다.

지구의 70억의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과학의 발달은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모든 만물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도 지구의 일원일 뿐 만물과 함께 살아야 할 책임을 져야 되리라. 공생의 순리를 지킨다면 아름다운 지구는 초록별로 남으리라.

 

* 이의 수필가는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협, 전북문협,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덕진문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여자나이 마흔 둘 셋> 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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